IT에서 석유 회사까지 "기후협정 탈퇴 실망스러워"
머스크·아이거, 대통령 자문위원 사임
대부분 기업, 현 전략 유지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발표하자마자, 미국 대기업이 줄줄이 실망감을 표하며 친환경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IT와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이들 기업은 즉각 반응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디즈니 CEO인 로버트 아이거는 탈퇴 발표 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에서 물러나겠다고 각각 밝혔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대통령 자문단을 떠난다. 기후변화는 실제이다. 파리 협정 탈퇴는 미국이나 세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제프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CEO도 트위터에서 "실망했다"면서 "산업계는 이제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CEO는 트럼프의 결정은 "환경과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에 후퇴"라고 지적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도 "오늘의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구글은 더 깨끗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회사인 셸은 "우리가 파리 협정을 지지한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아마존 등도 잇따라 성명을 냈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마스, 모건스탠리 등 25개 주요 기업은 트럼프가 파리협정에 남을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실은 전면광고를 이날 뉴욕타임스에 싣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가 미국 환경정책의 결정적인 변화를 알렸지만 많은 기업은 투자와 전략에 즉각적인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고객과 주주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많은 미국 기업들은 기후협정을 지키는 여러 국가에서 사업하기 때문에 현지 규정을 따라야 한다.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선거 주기가 아니라 수십 년 뒤를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의 전날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62%는 엑손이 기후변화의 사업 영향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라고 요구했다. 대런 우즈 엑손 CEO는 주총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파리 협정 같은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E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술을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삼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포드자동차는 단기적으로 내연기관의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수소차와 전기차를 개발해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트럼프의 결정을 반겼다. 석탄회사인 머레이에너지와 피바디에너지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