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대형 산불 밤새 진화중…큰 불길 잡고 잔불 정리

입력 2017-06-02 08:17
수락산 대형 산불 밤새 진화중…큰 불길 잡고 잔불 정리

마른 낙엽·나뭇가지에 불…강풍 타고 삽시간에 위로 번져

5시간여만에 큰 불길은 잡아…헬기 투입해 잔불 정리 총력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1일 발생한 산불의 진화작업이 밤을 넘겨 12시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낙엽과 나뭇가지가 그간 건조한 날씨에 바짝 말라 장작 역할을 한 데다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불이 산 정상부까지 급속도로 번졌다. 야간이라 적극적인 진화작업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재 큰 불길은 잡혔으나 산 곳곳에 불씨가 남아 있어 산림 당국과 소방당국은 잔불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 오후 9시 8분 수락산 5부 능선 귀임봉 아래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초속 5m 강풍을 타고 긴 띠를 이루며 급속도로 확산해 오후 11시께 정상까지 도달했다.

산세가 험한 데다 낙엽이 5㎝ 두께로 쌓였고,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화재 현장 위쪽으로 저지선 구축이 어려웠던 탓에 초반 진화작업은 쉽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호스를 2∼3㎞에 달할 만큼 길게 이어붙여 고압 펌프 차량 6대에 설치해 정상부에서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벌였다. 화재 초반 진화를 어렵게 한 강풍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잦아들었다.



당국은 화재 발생 5시간여 만인 2일 오전 2시 25분께 큰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며 초진 상황을 발표했다.

오전 3시까지 당국이 파악한 피해 면적은 축구장의 약 5.5배인 3만9천600㎡에 달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화작업에는 소방당국과 관할 노원구, 경찰, 군부대 등에서 2천330명을 동원했다. 동이 튼 이후에는 소방당국과 산림청 헬리콥터도 10대 투입됐다.

당국은 헬기를 이용한 진화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낙엽 더미 속에 숨은 불씨가 날려 다시 불이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현장에 200여명을 남겨 방어선을 유지한 채 잔불 제거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발화지점인 귀임봉 5부 능선에서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는 불과 700m 거리다. 수락산을 태우던 불길은 아파트 발코니에서도 뚜렷이 보였고, 창문을 닫아도 매캐한 연기가 집안으로 들어올 정도였다.

주민들은 행여 불길이 아파트 쪽으로 번질지 몰라 가슴을 졸이며 진화작업을 지켜보다 당국이 초진을 선언하자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산불 소식을 듣고 국민안전처 장관과 산림청장에게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진화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현장을 찾아 철저한 진화를 지시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현장을 방문해 신속한 진화를 독려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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