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제재 2탄, 인민군 등 北핵심기관 정조준
러시아·콩코 개인과 기업도 첫 제재…핵개발 자금줄 차단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대량 제재에 나섰다.
지난 3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북한만을 대상으로 대북제재를 한 데 이은 두 번째 무더기 제재다.
북한의 끊임없는 핵·미사일 도발에 단호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북한이 비핵화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미국은 특히 이번 제재에서 북한의 국무위원회와 인민군, 인민무력성 등 헌법상 최고 정책지도 기관과 군 핵심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또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국외 자금줄 차단을 위해 북한의 개인과 기관뿐 아니라 이들과 거래한 제3국인 러시아·콩코의 개인과 기업들까지 제재 명단에 올렸다.
러시아와 콩고의 개인과 단체가 미국의 제재 명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정부가 대북제재와 더불어 대화의 문도 열어둔다는 의미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놓았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우선으로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 재무부가 새롭게 제재한 명단을 보면 북한인 2명, 러시아와 콩고인 각 1명 등 개인 4명과 기관 및 단체 10곳이다. 국가별 기관·단체는 북한 6곳, 러시아 3곳, 콩코 1곳이다.
우선 북한 기관으로는 인민군과 인민무력성, 국무위원회 등 군부와 헌법기관 3곳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국무위 위원장과 인민군 최고사령관을 맡고 있는 만큼 사실상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노동자를 국외로 송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조선컴퓨터센터, 광물 거래 기관인 송이무역회사, 조선아연공업회사, 조선대령강무역회사 등 6개 북한 기업이 새롭게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 기업이 국외로 노동력을 송출하고 석탄, 아연 등 광물을 수출하는 무역 거래를 하면서 북한의 주요한 달러 수입원 역할을 했다는 게 미 재무부의 설명이다.
러시아 기업은 북한에 원유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100만 달러 상당의 석유제품을 수출한 '독립석유회사', 또 북한의 군수품 조달 단체인 단군무역회사와 거래한 '아르디스 베어링', 등 3곳이 제재를 받게 됐다.
콩코 기업 '사파리클럽'도 북한과 거래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제재 대상 개인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고려은행 대표인 리성혁과 정부 관계자인 김수광 등 북한인 2명과 러시아 '아르디스 베어링'의 이고리 미추린, 콩고 '사파리클럽'의 프랑수아 올렌가 등 총 4명이다.
제재 대상이 된 기업과 개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지난 3월 북한 기업 1곳과 개인 11명에 처음으로 독자 제재를 했던 트럼프 정부는 앞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제재 대상을 더욱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에만 벌써 4차례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에 "북한의 군, 핵,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개인과 단체를 계속해서 제재 대상으로 삼고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