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룬 상계동 주민들, 불길 잡히자 "모두 고생하셨다" 안도(종합)
'초진 선언' 소식에 환호 "소방관, 경찰, 군인, 공무원 모두 고생하셨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양지웅 기자 =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일대 주민들은 1일 밤 수락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때문에 가슴을 졸이다가 2일 새벽 불길이 잡혔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수락산의 서쪽 산자락 현대아파트에는 216세대, 한신아파트에는 290세대가 살고 있으며 두 아파트 단지 모두 등산로 입구와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불이 처음 난 귀임봉 5부 능선에서 두 아파트까지 직선거리는 불과 700m라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아파트 주민들은 수락산을 태운 시뻘건 불길이 혹시라도 아파트 쪽으로 넘어오지는 않을까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불이 5부 능선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소방당국이 "주택 쪽으로 화재가 번질 위험은 없으니 안전하게 집에 가서 편히 주무셔도 된다"고 안내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은 지우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날 오전 2시 25분을 기해 소방당국이 "귀임봉 주변 큰불은 완전히 잡혔다"며 초진을 선언하면서 주민들은 마음을 놓았다.
현대아파트 주민 최모(51·여)씨는 "(소방관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물과 간식을 챙겨왔다"며 "불길이 엄청나게 번져서 걱정했는데 잡혔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늦도록 집 밖을 서성이며 산을 바라보던 주민들은 오전 1시를 넘어서면서는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온라인에서는 축하와 격려가 넘쳐났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산불 상황 공유 게시판에는 "가족이 상계동에 살아 이 시간까지 혹여나 싶어 마음 졸였는데 진화됐다니 다행"(아이디 'olol****'), "소방관, 경찰, 군인, 공무원 모두 고생하셨습니다"(아이디 'sp1q****') 등의 글이 올라왔다.
네이버 아이디 'juju****'는 "주불이 진화됐다니 다행"이라며 "모두 정말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이제 잔불만 잘 진화하면 되겠네요. 방심 말고 새벽에 헬기 동원해서 마지막 불씨 하나라도 없애야 합니다"라고 썼다.
1일 오후 9시 8분께 수락산 귀임봉 아래 5부 능선에서 발생한 산불은 2일 오전 3시 기준 축구장 면적의 약 5.5배인 산 3만9천600㎡를 태웠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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