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홍명보·최용수…한 달 만에 무너진 한국축구의 자존심
박태하, 장외룡도 위험…선수들은 벤치 신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중국 프로축구를 사로잡았던 한국축구 지도자들이 줄줄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중국 축구 무대를 호령하던 한국 지도자 4명이 옷을 벗었다.
성적 부진의 책임도 있지만, 자국 선수 보호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최근 중국 축구 분위기와 사드 배치로 인한 혐한 분위기도 한 몫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경질된 한국인 지도자는 슈퍼리그 창춘 야타이의 이장수 감독이다.
이장수 감독이 이끌던 창춘은 시즌 초반 5경기에서 1무 4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위태롭게 출발했다.
결국, 이장수 감독은 1승 1무 5패 리그 14위를 기록하던 지난달 4일 경질됐다.
한국 감독의 잔혹사는 계속됐다. 이후 2부리그 소속 윈난 리장을 이끌던 임종헌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지난달 26일 2부 리그 항저우 뤼청의 홍명보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은 시즌 내내 구단 고위 관계자들과 선수 기용 문제 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이 옷을 벗은 뒤 불과 5일 만에 또 한 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사임했다.
장쑤 쑤닝을 이끌던 최용수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일 년 만에 하차했다.
장쑤는 올 시즌 슈퍼리그에서 1승 5무 5패로 부진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총 4명의 한국 감독들이 사임하거나 경질되면서 중국을 흔들던 '한류 열풍'은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이제 중국 슈퍼리그에 남아있는 한국 감독은 옌볜 푸더 박태하 감독과 충칭 리판 장외룡 감독뿐이다.
두 감독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옌볜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1승 4무 6패로 16위에 처져있고, 충칭은 2승 4무 5패로 12위에 머물러 있다. 충칭은 최근 4연패를 기록 중이다.
중국에서 고개를 숙이는 건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다. 중국 리그의 외국인 선수 규정 변화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한국인 선수들이 많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1일 축구대표팀 소집 훈련 뒤 "이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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