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김태균' KBO리그 공식을 만든 '출루 장인' 김태균
84경기 연속 출루 성공…MLB 전설 테드 윌리엄스와 타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를 논할 때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승엽 선배는 홈런, 이종범 선배는 안타와 도루를 떠올리게 하는 데 나는 그런 특징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이젠 김태균을 상징하는 '기록'이 생겼다.
KBO리그 출루 부문에서 김태균을 따라올 타자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없다.
김태균은 "제발 이치로 스즈키나 테드 윌리엄스와는 같이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지만, 최소한 '숫자'로는 전설적인 야구 천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태균은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희관을 공략해 좌익수 쪽 2루타를 쳤다.
지난해 8월 7일 대전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시작한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84경기로 늘리며 미국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1949년 7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이어간 메이저리그 연속 경기 최다 출루 기록(84경기)과 타이를 이뤘다.
김태균은 4월 22일 수원 kt wiz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KBO리그 이 부문 신기록을 수립했다.
5월 15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70경기 연속 출루로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뛰던 1994년 5월 21일∼8월 26일 달성한 일본프로야구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69경기)도 넘어섰다.
대만프로야구에서는 린즈성이 세운 109경기 연속 출루가 최고 기록이다.
KBO리그에서는 출루 부문에서 김태균에 도전할 상대가 없다.
김태균은 5월 31일까지 통산 출루율 0.431로 '타격 달인'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0.427)을 제치고 KBO리그 개인 통산 출루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년 차이던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출루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뛴 2010, 2011시즌을 제외하고 13시즌 연속 출루율 4할 이상을 달성했다.
2016년에는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300출루(310번) 기록도 세웠다.
여전히 김태균에게 '30홈런 이상'을 바라는 팬도 많다. 그러나 김태균은 시즌 20개 내외의 홈런을 치는 대신, 탁월한 출루 능력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김태균도 30홈런을 치던 시절이 있었다.
김태균은 2008년 31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한화 타선과 맞서면 김태균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에서 김태균은 홈런 욕심만 낼 수 없었다.
김태균은 '볼을 고르고, 스트라이크만 치는' 순리를 따랐다.
사실 김태균은 개인 통산 283홈런으로 이 부문 10위에 오른 '거포'기도 하다.
그는 "특징이 없다"고 고민했지만, 이젠 누구나 김태균을 "자주 출루하고 홈런도 많이 치는 타자"로 인정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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