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전 美부통령 "젊은이들이 기후위기 대응해 혁명 일으켜야"
중앙대서 대학생들 만나…"한국서는 다득표자가 선거 이긴다던데" 농담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정치인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1일 한국 대학생들을 만나 "젊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닐 암스트롱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디딜 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제소 엔지니어들 평균 나이는 26살에 불과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중앙대 흑석캠퍼스에서 '새로운 미래와 우리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중앙대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로 마련된 특별강연이었다.
이날 고어 전 부통령 강연은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해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느냐', '변화할 수 있느냐', '변화할 것이냐' 등 딱 3개"라면서 각각의 질문에 대해 기후위기가 실존하지만 연료가스(Fuel Gas) 사용을 줄이는 등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시키기로 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잘못된 결정"이라고 단언하면서 "왜 어려운 선택을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세 번째 질문(변화할 것이냐)에 대한 답을 바꾸지는 못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상관없이 미국은 온실가스 오염물질을 줄이고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고어 전 부통령은 장난기 많은 모습으로 학생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사회자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득표는 많이 하고도 선거인단에서 졌다는 점을 빗대 '거의(Almost) 대통령'이라고 소개하자 우는 척 연기하기도 했다.
또 선거결과에 깔끔히 승복했다는 점을 언급하자 웃으며 "한국은 표를 많이 받는 사람이 선거에서 이긴다던데 그런 체계가 잘 작동하느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예전에는 변화에 대해 '안된다(No)'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이제 우리는 '된다'(Yes)라고 말한다"면서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이날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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