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정체' 심각한 코펜하겐 '전용 도로상황판' 설치
하루 평균 통행량 자전거가 차 추월…러시아워 때는 길 밀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은 도시인 덴마크 코펜하겐이 자전거를 위한 실시간 교통 상황판을 '세계 최초로' 자전거 도로에 설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상황판은 390km에 이르는 코펜하겐 시내 자전거 전용도로의 주요 지점에 설치돼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막히지 않는 길과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공사 상황 등을 알려준다.
상황판 설치에는 420만 크로네(7억1천만원)가 들었다.
시 기술환경처 모르텐 카벨은 "자전거 도로에서 매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다퉈야 하는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좀 더 개선된 접근성을 보장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에서는 지난해 하루 평균 시내를 다니는 자전거 수가 26만5천700대로 25만2천600대를 기록한 자동차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1970년 조사 때 자전거 10만대, 자동차 34만대였는데 46년 만에 자전거가 자동차를 앞섰다.
코펜하겐의 작년 하루 평균 자전거 운행 거리는 140만km를 기록했다.
41%의 시민이 출퇴근, 통학 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했다. 국회의원 63%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도로 체계를 자전거에 맞게 바꾸면서 코펜하겐의 자전거 통행량은 20년간 68% 늘었다.
시는 2005년 이후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10억 크로네(1천694억원)를 투자했지만, 자전거 정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025년에는 자전거 통행량이 지금보다 평균 25%, 러시아워 시간에는 36% 늘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펜하겐 시내 루이즈 여왕 다리는 하루 4만여 대의 자전거가 통행한다.
시는 올 2월 8년간 최대 18억 크로네(3천50억원)를 투자해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전거 통행자들은 이미 주요 도로에서 정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기존 자전거 도로를 넓히고 자전거 전용 교량도 늘릴 계획이다. 코펜하겐에는 이미 17개의 자전거 전용 다리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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