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외국어 능통자 없다'며 모두 불합격 갑질

입력 2017-06-01 16:59
제주도립미술관 '외국어 능통자 없다'며 모두 불합격 갑질

도감사위원회 '기관장 경고' 주문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립미술관이 조사보조원 공채를 진행하면서 애초 전형에 없던 '외국어 능통' 여부를 문제 삼아 지원자를 모두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5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지방노동위원회 등을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모두 18건의 부적절한 업무사례를 적발했다고 1일 밝혔다.

기관별 적발 건수는 도립미술관 8건, 설문대여성문화센터 5건, 지방노동위원회 5건이다.

도립미술관은 지난 1월 16일 자로 '2017년도 도립미술관 조사보조원 운영계획'에 따른 채용공고를 냈다. 당시 자격조건으로 공무원 결격사유가 없는 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실무경험이 있는 자, 대학 졸업 이상인 자 등을 제시했다.

이후 9명이 응시하자 서류심사를 통해 4명을 1차 합격자로 발표하고 최종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종 면접심사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음에도 외국어 능통자가 없다는 이유로 평점을 작성하지 않고 '대상자 없음'으로 모두 불합격 처리했다.

도립미술관은 3월 6일 자로 '외국어 가능한 자'를 추가한 모집공고를 다시 내고 채용을 진행해 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도립미술관장은 공무 출장 등 복무관리를 부적정하게 운영했다. 그는 8회에 걸쳐 출장 시작일 이전 근무시간과 출장 종료일 이후 근무시간에 항공기를 탑승했다.

그는 또 21회의 공무 국외 출장과 관외 출장을 가면서 행정부지사의 결재를 받지 않고 관장 본인이 전결처리 하는 등 행정부지사의 허가 없이 직장을 이탈했다. 2일 이상의 연가 복무 4건에 대해서도 본인이 전결 처리했다.

감사위는 제주도지사에게 "부적정하게 조사보조원을 채용하거나 공무 출장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도립미술관에 대한 지도, 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도립미술관장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라고 주문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보조금 조례가 개정돼 교부조건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에도 폐지된 지원조례의 교부조건을 적용해 보조금을 교부하고 정산도 제때 받지 않아 주의조치를 받았다.

지방노동위원회 감사에서는 준상근 조정위원 업무관리 부적정, 심판위원회 구성 및 사건배정 관련 업무 소홀, 심판업무 처리 소홀 등을 지적받았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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