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공적개발원조 심각한 문제…근본적 개혁해야"
코이카 업무보고서 질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일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농단' 대상이 된 공적개발원조(ODA) 실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수훈 국정기획위 외교·안보 분과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런 인식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비리에 ODA 부분이 아주 깊이 개입돼 있었다"면서 '최순실 일당'이 관련 인사와 구체적 프로젝트 등에 관여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인식 전 코이카 이사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인사로 특별검사 수사에서 밝혀져 결국 사임하고,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등 우리 정부의 ODA 사업이 최씨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된 것 등을 가리키는 발언이다.
이 위원장은 또 "한국의 ODA는 지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조직과 사업 집행 등의 측면에서 "국제적·보편적 가치·관행·규범에 맞게 근본적인 개혁을 할 타이밍이 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저개발국 빈곤 퇴치 등 보편적 가치·목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ODA가 집행돼야 하는데, 너무 우리 위주"라며 사업 집행기관 간의 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40여 개가 넘는 부처와 기관이 각자 원조사업을 벌이는 ODA '분절화'(分節化) 문제로 원조 효율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과거 논란이 됐던 사업들의 개선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이카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원조사업인 '코리아에이드'에 대해 구조조정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대폭 확대된 '새마을운동 ODA'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새마을운동은 좋은 부분도 있지만 과대포장된 부분도 많다"며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코이카 이사장 직무대행인 최성호 코이카 지역사업이사, 정회진 코이카 기획조정실장과 함께 무상원조 정책을 담당하는 외교부 개발협력국의 정진규 국장 등이 참석했다.
국정기획위 측에서는 이수훈 위원장 이외에 외교안보분과 김준형 위원, 김용현 위원, 사회분과 오태규 위원 등이 자리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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