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나영석 PD "뇌 즐거운 예능…시청률 부담보단 확신"

입력 2017-06-01 15:09
수정 2017-06-01 15:32
'알쓸신잡' 나영석 PD "뇌 즐거운 예능…시청률 부담보단 확신"

"수다 '투톱'은 유시민과 김영하…라디오 4개 틀고 걷는 기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예능에서의 재미가 꼭 웃음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기존 예능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이번 프로그램은 뇌가 즐거워지는 프로그램일 거예요."

시도하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나영석 PD가 이번에는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잡학 박사들과 함께 '수다 여행'을 떠난다. 기존 '나영석 예능'의 틀을 벗어난 콘셉트라 눈길을 끈다.

오는 2일 tvN에서 첫 방송 하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의 연출을 맡은 나 PD는 1일 서울 상암동 스탠퍼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 수준이 너무 높아서 지식인들끼리의 유희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도 할 수 있지만 방송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다녀온 통영 여행의 테마는 이순신 장군과 소설가 박경리인데 그분들에 관한 뒷이야기는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알쓸신잡'은 독특한 멤버 구성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은 '수다박사'로서 진행을 맡았고, '지식의 화수분'으로 불리는 작가 유시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진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음식 하나로 정치·경제·문화·과학을 넘나드는 신(新) 지식인으로, 소설가 김영하는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꾼으로, 뇌 과학자 정재승은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로 활약한다.

나 PD는 '최고의 수다맨'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네 분이 다 막상막하예요. 그래도 '투톱'을 꼽아보자면 일단 유시민 작가님이 말씀이 엄청나게 많아요. 두 번째는 김영하 작가님요. 나머지 두 분도 만만치 않아서 네 분과 같이 있으면 라디오 4대를 켜놓고 걷는 느낌이더라고요. 유희열 씨요? 잘 생겼잖아요. 하하."

멤버들을 섭외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인문학 어벤저스'를 구성해보자는 생각으로 멤버를 모았다"며 "음식으로 시작해 역사, 문학, 과학까지 뻗쳤다가 다시 음식으로 수다의 주제가 돌아오기도 한다. 지금까지 2회를 촬영했는데 단 한 순간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희열 씨는 그의 소속사 가수 루시드폴이 유명한 과학자이기도 해서 섭외해보려고 연락했다가 MC가 한 명쯤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같이 해보자고 했다. 루시드폴도 여전히 꼭 모시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 PD는 이번 프로그램이 대중성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삼시세끼'가 처음 나왔을 때도 많은 사람이 여행지에 가서 밥만 해먹는데 무슨 재미가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지만, 지금까지 하는 프로그램이 됐다"며 "재미에는 웃음뿐만 아니라 공감, 힐링 등 여러 스펙트럼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뜬금없는 포맷과 출연진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막상 보고 나면 '남들 수다만 듣는데 왜 재밌지?'란 생각이 들 것"이라며 "(시청률)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촬영을 진행할수록 부담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8부작으로 생각했는데 반응이 좋으면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문학을 콘셉트로 하는 예능이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요새 시청자들은 단순하지 않고, 쇼핑하듯 방송을 고른다. 그래서 방송국들도 단순하게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정보와 지식을 담은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잡학 박사들은 처음 만나자마자 고속도로의 역사부터 K-POP, 휴게소, 장어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소재로 '딱히 쓸데는 없지만 듣고 있으면 재밌는' 수다의 향연을 펼쳤다고 한다.

2일 밤 9시 50분 첫 방송.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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