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2진급이지만 조직력으로 맞서겠다"

입력 2017-06-01 12:42
김호철 감독 "2진급이지만 조직력으로 맞서겠다"

월드리그 개막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서 출사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김호철(62)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진 정도의 전력에 가깝지만, 동양 특유의 조직력 배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월드리그 출사표를 냈다.

김 감독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1일 서울 중구 써미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극적으로 2그룹에서 살아남은 한국은 올해 서울과 일본, 네덜란드에서 3경기씩 총 9경기의 월드리그 예선전을 치른다.

한국은 먼저 안방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일 오후 7시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르고 3일 오후 1시 슬로베니아, 4일 오후 2시 30분 핀란드와 맞붙는다.

이어 2주차에는 일본 다카사키로 건너가 슬로베니아(9일), 터키(10일), 일본(11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마지막 3주차에는 네덜란드 원정길에 오른다. 한국은 네덜란드(17일), 체코(18일), 슬로바키아(18일)와 마지막 3경기를 치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미겔 앙헬 체코 감독, 코박 슬로보단 슬로베니아 감독, 삼멜부오 투오마스 핀란드 감독이 함께 자리했다.

한국의 이번 월드리그 목표는 예선 9경기 중 최소 4승을 거둬 2그룹에 잔류하는 것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이상 한국전력) 등 걸출한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베스트 멤버를 꾸리지도 못했고, 훈련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좋은 선수들이 다 참가하지는 못했다"는 말을 통해 주요 선수들의 불참으로 전략이 약화한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많은 선수가 빠졌다. 어떻게 보면 2진 정도 된다고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와서 열정과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다. 팀을 조직적으로 운영해서 동양 특유의 배구를 구사해볼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중요한 선수를 꼽자면 이강원(KB손해보험)이 있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로는 세터 이민규(OK저축은행)를 꼽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팀에는 세터가 3명이나 발탁됐다.

노재욱(현대캐피탈), 이민규, 황택의(KB손해보험)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명성이 자자했던 김 감독으로부터 조련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세터를 3명 둔 것은 한국 배구의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세터인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서 경험을 얻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리즈에서 맞붙는 3팀은 모두 만만치 않다. 첫 상대인 체코와 역대 상대 전적은 3승 12패, 핀란드는 3승 9패로 절대 열세다. 2015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슬로베니아와는 이번이 첫 대결이다.

김 감독은 "잘 아시다시피 3팀을 이기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홈에서 하는 만큼 출발을 잘해야 한다"며 "솔직히 협회가 지금 굉장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선수들에게 격려금을 줬고, 팀이 승리하면 격려금을 준다고 하니까 선수들이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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