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준 협조한 국민의당…추경엔 '깐깐', 장관검증 '꼼꼼'(종합)
원내정책회의에서 일제히 성토…추경 법적요건 등 따지기로
강경화·김상조 자진사퇴 요구해 공세 수위 올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이낙연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했던 국민의당이 1일 공무원 증원이 포함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추경' 추진에 대해서는 바짝 날을 세웠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에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말랑말랑했던 이 총리 인준 때와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보였다.
국민의당의 이날 원내정책회의는 정부가 설정한 추경안 방향에 대한 성토장에 가까웠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공무원 1만2천 명의 증원 방안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차기 정부에 30년 동안 두고두고 부담을 전가하는 경직성 예산을 문재인 정부가 독단으로, 그것도 본예산이 아닌 추경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이 동의하기 어렵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세금으로 공무원 숫자를 늘리겠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라며 "이번 추경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추경이고, 낙하산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채이배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전날 기획재정부 측의 추경안 설명에 대해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것 외에는 딱히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내용이 미흡했다"라며 "공무원 채용 예산은 약 100억 원의 교육훈련비 정도라는데, 이는 예비비를 통해 충분히 조달할 수 있어 과연 추경이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각종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추경의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엄밀하게 따진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정부·여당이 '일자리 추경'을 핑계로 내세워 사실상 복지 등을 포함한 각종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국민의당의 이런 반응은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 인준엔 찬성했지만, 추경안에 대해선 야당이자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 의장은 "국정공백을 막기 위해 여러 하자에도 불구하고 이낙연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했지만, 재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당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복안도 깔려있다.
국민의당은 일자리 창출에 대해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선 과정에서부터 문 대통령의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에 대해 비판해왔다.
장정숙 의원은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대책은 민간부분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라며 "국민의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민간중심의 청년신규일자리 창출에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상조, 강경화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화수분처럼 솟아나고 있어 국민의 실망도 커져만 가고 있다"라며 "자진사퇴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두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서 확실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가 한층 강경해진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두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나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야당 간 선명성 경쟁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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