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풍향계 멕시코 주지사 선거 '안갯속'
중앙일간지 2곳 조사서 우파 여당후보와 좌파 야당후보 지지율 엇갈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자가 다음 달 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멕시코주 주지사 선거에서 우파 집권여당 소속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멕시코 중앙 일간지인 레포르마가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좌파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당의 델피나 고메스 후보는 31.9%의 지지율을 보였다.
우파 집권 여당인 제도혁명당(PRI) 후보인 알프레도 델 마소는 30.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야권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리드하고 있지만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여론조사의 오차범위 ±3.2%포인트 안에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멕시코 전체 유권자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천600만 명의 유권자가 거주하는 멕시코주의 주지사 선거는 내년 대선에 앞서 민심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로 여겨지고 있다.
모레나 당은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 지도자로 내년 7월에 치러질 차기 대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이끌고 있다.
3년 전 출범한 모레노 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처음으로 멕시코 주지사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는 셈이다.
여당인 제도혁명당은 수도 멕시코시티가 포함된 멕시코주 주지사를 거의 90년간 배출해왔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도 멕시코주 주지사 출신이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다른 중앙일간지인 엘 우니베르살의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의 마소 후보가 33.8%의 지지율로 29.3%를 기록한 야당의 고메스 후보를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두 신문사의 여론조사에서 멕시코주 주지사 당선자에 대한 예상이 엇갈렸지만, 제도혁명당에 대한 강한 반감은 공통적이었다.
레포르마의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75%가 제도혁명당 외의 다른 정당이 주 정부를 운영하기를 원했다. 엘 우니베르살의 조사에서 같은 의견을 피력한 비율이 66.2%에 달했다.
장기 집권한 제도혁명당이 부패한 데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포르마 여론조사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1천200명을 상대로 가구 방문 면접 형식으로 이뤄졌다. 엘 우니베르살의 조사는 26일부터 29일 사이에 1천 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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