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내 원내대표 선거운동 하듯 했다"…당청 핫라인도 가동
총리 인준안 가결 위해 野 맨투맨 접촉…우원식-전병헌 3일간 5차례 '접선'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여권 원내지도부도 물밑에서 숨가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7대 국회 입문 동기이자 '친구 사이'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간 '핫라인'도 긴밀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총리 인준안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 초기의 국정운영 및 개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협치 무드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 원내대표는 본회의 처리 '1차 목표일'이었던 지난 29일 인준이 무산되자 30일 긴급 비공개 회의를 소집, '액션플랜'을 수립하는 등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그는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는 한편으로 야당 의원 전원의 명단과 연락처를 원내대표단에게 공유하면서 부대표별로 담당의원을 지정하는 일명 '5호 담당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어 부대표단에게 각자 친분이 있는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전화와 면담 및 개별접촉을 통해 협조의향을 확인한 뒤 지도부에게 보고토록 하는 등 여러차례의 '크로스체크'를 통해 표계산에 나섰다.
우 원내대표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맨투맨 접촉'에 들어갔다. 그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2차례씩 전화를 돌린 결과, 국민의당 의원 40명 가운데 35명, 바른정당은 20명 중 12명과 연결이 돼 협조를 구하며 읍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준 거부를 공식화한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자칫 '불필요한 자극'으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개별 접촉보다는 정우택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시도했다. 처음에 연락이 닿지 않자 계속 소재 파악에 나섰고 오후 5시께 정 원내대표가 국회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 자신의 원내대표실에서 3시간 대기하다 8시 만남이 성사됐다고 한다. 도중에 보좌진 한명을 급파, 정 원내대표가 '비는 시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장에서도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협조를 구하는 등 아예 한동안 국민의당 쪽에 자리를 잡고 의원들을 맞았다. 박홍근 원내 수석부대표도 옆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과정에서 당청간 대화의 파트너인 우 원내대표와 전 수석간 채널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전 수석은 29일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 전력자는 국무위원 후보자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인선 기준'을 보고하기 하루 전인 28일 우 원내대표에게 먼저 이를 알리며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번주 들어서만 2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3일간 5차례에 걸쳐 따로 만남을 갖고 상황을 공유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며칠간 원내대표 선거운동 하듯 했다"며 "앞으로 협치를 위해 당 안팎으로 계속 대화하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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