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수출입 항공화물 김해공항서 고작 6.7% 처리

입력 2017-06-01 08:00
부산지역 수출입 항공화물 김해공항서 고작 6.7% 처리

국내 화물의 0.7% 불과, 인천공항 쏠림 현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항공화물 가운데 김해공항에서 처리되는 화물은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인천공항 허브화 전략으로 인천공항에 물동량을 모으는 사이 김해공항은 지역 화물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공항이 됐다.

1일 부산발전연구원이 발간한 '2016 부산권 국제항공화물수요 조사·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부산지역의 수출입 항공화물량은 4만6천898t이다.

이는 관세청 수출입 물류통계를 바탕으로 한 수치로 승객 수화물이나 우편물이 포함된 항공물동량 통계와 달리 산업용 일반 수출입 물량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부산 항공화물 중 김해공항을 거친 화물은 3천127t으로 6.7%에 그쳤다.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김해공항 권역에서 나오는 화물(22만9천756t)로 분석 범위를 넓혀보면 처리 비율은 더 떨어져 3.1%(7천47t)에 불과했다.

국내 전체 수출입 항공화물 중 김해공항 처리 비율은 0.7%였고 94.4%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인천공항 개항 이후 허브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전국 항공화물을 모두 인천공항에 집중화했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공항에 다양한 화물노선을 만들려면 많은 물동량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에 화물이 몰리자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는 포워더와 운송업체 간 경쟁 체제가 유발됐고 운송료가 대폭 떨어졌다. 이에 따라 내륙 운송비를 부담하더라도 싼 항공 운임을 이용하려는 전국의 화주들이 몰리면서 인천공항 쏠림 현상은 더 심해졌다.



한국해양대학교 물류시스템공학과 김율성 교수는 "인천공항이 지금 세계적인 수준의 공항이 된 데는 지방 공항의 희생이 있었고 초창기 성장을 위해서는 이런 정책이 이해가 됐던 부분"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인천공항의 화물기가 포화 상태고 공항 1곳에 모든 물류를 올인하는 전략은 국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제는 지방 공항의 항공물류도 돌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은진 연구위원은 국제항공화물수요 조사에서 김해공항에 화물수송을 위한 노선이 신설된다면 김해공항 권역 화물 22만9천t 중 74.5%에 해당하는 17만4천t은 김해공항에서 처리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이런 잠재수요를 처리하려면 김해공항에 주당 57.9편의 화물노선이 필요하고 특히 중국 푸둥(상하이)에 주당 4.5편, 홍콩 4.4편, 독일 프랑크푸르트 3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해공항의 한 관계자는 "우선 여객과 화물 수요가 함께 있는 곳 위주로 김해공항을 오가는 화물기가 생겨날 수 있도록 부산시가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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