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지카' 발병 은폐 논란…6개월간 공개 안 해

입력 2017-05-31 14:55
인도,'지카' 발병 은폐 논란…6개월간 공개 안 해

발생 지역에선 국제행사 열리기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자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무려 6개월이나 자국민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인다.

31일 현지 일간 힌두 등에 따르면 인도 보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부 구자라트 주에서 세 건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사례를 확인했다.

하지만 보건부는 지카 감염자가 처음 발견되고서 6개월이 지난 이달 15일에야 WHO에 보고했다.

인도 국민은 자국에서 지카 감염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WHO가 지난 26일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처음 알게 됐다.

더구나 구자라트 주에서는 올해 초 국제 투자 유치 행사인 '바이브런트 구자라트'가 열려 참가 외국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지카 감염 위험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J.N. 싱 구자라트 주정부 수석차관은 발견된 감염자 3명 모두 합병증이 없었고 이 가운데 2명은 임신부임에도 소두증이 없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며 지카 확산 가능성이 작았기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HO도 "전염성이 낮은 지카 바이러스로 보인다"면서 인도 감염자 3명이 모두 해외에 체류한 적이 없어 인도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힌두는 사설에서 인도 정부가 10여년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 사실을 숨긴 중국 정부처럼 행동했다면서 지카 방지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발병 소지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데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공공보건에 큰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2015년 대규모로 확산했으며, 브라질 등 중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150만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쳤다.

감염 증상으로 열, 피부 발진, 눈 충혈, 관절 통증 등이 있지만, 감염자 5명 중 4명 이상은 이런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자신이 감염됐는지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다만, 임신부의 경우 소두증을 가진 태아를 출산할 수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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