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훈련한 김진수 "신혼여행은 월드컵 본선행 이후!"

입력 2017-05-31 13:06
결혼식날 훈련한 김진수 "신혼여행은 월드컵 본선행 이후!"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오늘 결혼식 끝내고 내일부터 다시 훈련장에 와야죠!"

슈틸리케호의 왼쪽 풀백 김진수(25·전북)에게 5월 31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이날 김진수는 이날 오후 7시 강남구의 한 예식홀에서 '피앙세' 김정아 씨와 1년 6개월여 동안 열애를 마치고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당일 신랑들은 들뜬 마음에 예식 준비에 정신이 없는 게 정상이지만 김진수는 오전 10시 30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축구 대표팀의 소집훈련에 참가해 2시간 가까이 구슬땀을 흘렸다.

김진수는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대표팀 훈련에 참가했고, 예비 신부의 허락을 얻어 파주NFC 인근에 숙소를 잡고 훈련에만 집중해왔다.

애초 6월 1일 결혼식을 잡았지만 김진수는 대표팀 훈련 일정에 맞춰 예식 날짜를 하루 앞당겼다.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결단이었다.

더군다나 김진수는 오늘 결혼식을 마친 뒤 내일부터 평상시대로 파주NFC로 돌아와 훈련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신혼여행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떠나기로 했다. 여기에 6월 3일 중동 원정을 떠나는 김진수는 당분간 신부와도 떨어져 지내야 한다.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결심이지만 내달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예정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김진수의 의지가 돋보인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진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이 결혼식 날인 만큼 훈련에 빠져도 된다고 배려를 해주셨지만 나는 물론 예비 신부도 이번 카타르 원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처가 어른들도 이해해 주셔서 예식 날짜도 바꾸고 오늘 훈련에도 참가하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전적으로 나 때문에 예식 날짜도 빨라졌고, 결혼 준비도 신부 혼자서 했다"라며 "아주 미안하다. 앞으로 제가 더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는 특히 "신혼여행은 앞으로 치를 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을 모두 마친 다음 기분 좋게 떠나려고 한다"라며 "오늘 결혼식에 형들도 많이 온다고 해서 축복 속에 결혼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결혼한 대표팀 선배들이 어떤 조언을 해줬을까. 이에 대해 김진수는 "'이제 끝이다'라고들 하셨다"라고 크게 웃은 뒤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반환점이 되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활약하다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은 김진수는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2골 3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를 바탕으로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김진수는 "대표팀에 들어오는 것은 영광스럽다. 더불어 책임감도 크다"라며 "이제 한 집안의 가장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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