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2030년에 '2대 환적항'…해양관광객 1천만명 시대
화물 중심 벗어나 고부가가치 항만 탈바꿈 중장기 전략 마련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만공사가 2030년에 부산항이 세계 2대 환적항으로 도약하고, 해양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연다는 새로운 비전을 내놓았다.
항만공사는 31일 컨테이너 처리 중심인 부산항을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화물, 사람, 산업과 서비스'가 함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항만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미래 전략을 새로 짰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항의 컨테이너 화물 의존도는 93%로 세계 10대 항만 중에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부가가치 창출액은 연 6조원에 그쳐 싱가포르(16조원), 상하이(16조원), 로테르담(14조원) 등 외국 항만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문다.
싱가포르 등은 화물 외에도 해양관광, 급유, 선박 관련 금융과 컨설팅 등 다양한 관련 산업과 서비스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항만공사는 부산항을 2030년까지 물류, 해양관광·비즈니스, 항만 연관 서비스 등 3대 분야의 허브항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먼저 현재 50%인 환적화물 비중을 60%로 높여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대 환적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항의 컨테이너 선석을 21개에서 40개로 늘리고 항만 배후단지를 170만㎡에서 944만㎡ 확충해 조립, 가공, 재포장 등 다양한 부가 물류활동을 통해 부가가치와 새로운 화물을 창출하기로 했다.
이란과 베트남 등지에 직접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운영하고 유럽과 극동 러시아 등지에는 물류센터를 짓는 등 15개 글로벌 물류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싱가포르항만공사는 15개국에서 44개 컨테이너 터미널, 두바이항만공사는 28개국에서 49개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부산항의 공적 기능을 회복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항만공사의 터미널 운영사 지분 참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 북항 일대를 해양관광과 비즈니스 공간으로 개발하고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상품개발, 연안 해양관광 활성화를 통해 연간 1천만명의 해양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분야별 유치 목표는 북항재개발지 600만명,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한일국제여객선과 연안유람선 이용객 200만명으로 정했다.
항만 연관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공항과 항만을 잇는 국제복합운송과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물류를 발굴하고 선용품과 급유 등 항만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추연우 항만공사 경영본부장은 "지금처럼 컨테이너 물량에만 집중해서는 미래 항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다양한 연관 산업이 함께 성장해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수 있게 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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