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vs 니시코리, 프랑스오픈 3회전 '빅 매치' 성사될까
2회전 나란히 통과할 경우 32강에서 '첫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메이저 대회 코트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성사될 것인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총상금 3천600만 유로·약 452억원)에서 한국과 일본 테니스의 간판 정현(67위·삼성증권 후원)과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의 맞대결 가능성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현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남자단식 1회전에서 샘 퀘리(28위·미국)를 3-1(6-4 3-6 6-3 6-3)로 물리쳤다.
8번 시드를 받은 니시코리도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를 3-1(4-6 6-1 6-4 6-4)로 제압하고 2회전에 합류했다.
니시코리가 이날 물리친 코키나키스는 2015년 세계 랭킹 69위에 올랐지만 최근 부상 때문에 투어 활동을 쉬어 현재 단식 세계 랭킹에서는 제외된 선수다.
정현과 니시코리가 나란히 2회전까지 승리할 경우 3회전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2회전에서는 정현이 데니스 이스토민(80위·우즈베키스탄), 니시코리는 제러미 샤르디(74위·프랑스)를 각각 상대한다.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 2회전에 통산 세 번째 진출한 정현으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다.
정현은 2015년 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서 2회전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톱 랭커들을 만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5년 US오픈 2회전에서 당시 세계 5위였던 스탄 바브링카(3위·스위스)에게 0-3(6<2>-7 6<4>-7 6<6>-7)으로 분패했고,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당시 15위였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13위·불가리아)에게 1-3(6-1 4-6 4-6 4-6)으로 졌다.
이스토민도 까다로운 상대지만 앞서 메이저대회 2회전에서 만났던 바브링카, 디미트로프에 비해서는 3회전 진출 희망을 품어볼 만하다.
정현은 올해 4월 바르셀로나오픈에서 이스토민을 2-0(6-4 6-4)으로 물리친 경험도 있다.
이스토민은 2012년에 세계 랭킹 33위에 올랐던 선수로 특히 올해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를 꺾으면서 유명해졌다.
박용국 NH농협은행 감독 겸 SPOTV 해설위원은 "이스토민이 188㎝로 큰 편이지만 정교함을 갖췄고 그라운드 스트로크 실력이 좋아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라며 "다만 지금까지 프랑스오픈에서 한 번도 3회전에 오른 적이 없을 정도로 클레이코트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스토민은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 등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는 모두 16강까지 오른 경력이 있다.
정현이 이스토민의 벽을 넘고, 니시코리도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샤르디를 꺾을 경우 3회전에서 '대망의 한일전'을 벌이게 된다.
니시코리는 샤르디를 상대로 5승 2패로 우위를 보이는데 최근 4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정현과 니시코리는 아직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나이는 1989년생인 니시코리가 7살 더 많고 키는 185㎝인 정현이 7㎝ 더 크다.
경력 면에서는 니시코리가 월등하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11번 우승했고 2015년 세계 4위에 올라 역대 아시아 남자 선수 최고 랭킹 기록을 세웠다.
반면 정현은 아직 투어 대회 4강이 최고 성적이고 최고 순위 역시 2015년 51위다.
박용국 감독은 "니시코리는 신체 조건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지만 한 템포 빨리 치는 기술 등으로 상대를 공략한다"며 "정현도 힘으로만 몰아붙여서는 안 되고 다양한 패턴으로 맞서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박 감독은 "클레이코트가 체력이 많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는 젊은 정현이 유리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 가엘 몽피스 등 톱 랭커들을 이겼기 때문에 그런 기세를 몰아간다면 니시코리도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정현과 이스토민, 니시코리와 샤르디의 2회전 경기는 6월 1일에 열린다. 3회전은 6월 2일과 3일 이틀간 나뉘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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