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정유라로 끝날까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할까

입력 2017-05-31 09:31
수정 2017-05-31 11:36
'태풍의 눈' 정유라로 끝날까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할까

우병우 추가 수사할지 관심…이재만·안봉근 등 남은 朴 측근 조사 거론

文대통령 "국정농단 수사,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윤석열 판단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21) 씨가 31일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최순실 게이트' 수사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씨는 그간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마지막 수사 대상자'로 거론돼왔지만, 이번 입국 후 조사가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개입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가운데 정 씨 조사를 계기로 검찰이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박 전 대통령 등을 기소하면서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사실상 끝내고 수사 위주였던 특별수사본부를 법원 공소유지 기능을 중심으로 축소·재편했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권력으로 부터 검찰 독립이 화두가 된 가운데 검찰이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바로 재수사에 나서면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재수사에 관해 "그 얘기는 지금 할 때가 아니다. 나중에 좀 더 상황을 보자"며 일단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정 씨가 전격적으로 강제송환 귀국길에 오름에 따라 검찰은 이에 대응해 자연스럽게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손을 댈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

검찰의 움직임이 정 씨에 대한 조사에 그칠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다른 인물들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범죄의 새로운 단서가 포착되거나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는 경우 검찰은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



정 씨는 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에 관해 적지 않은 것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가 조사 과정에서 내놓는 진술이 새로운 수사의 단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 씨는 최 씨가 독일에 설립한 법인인 코어스포츠의 지분을 한 때 보유하기도 한 만큼 그가 최 씨의 은닉 재산 의혹에 관해 알고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관해서는 일부 영역에서 진상 규명이나 관련자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문고리 3인방' 일부가 대표적이다. 이들 가운데는 현재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만 재판을 받고 있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기소되지 않았으며 이들이 국정 개입에 관여하거나 최 씨를 비호했는지 등을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언급한 '정윤회 문건' 사건이나 여론의 비판이 끊이지 않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둘러싼 의혹도 재수사 대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소신을 굽히지 않아 '강골 검사'로 알려진 윤석열 검사장이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약했고 그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수사 재개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있다.

반면 충분한 단서가 없이 수사를 확대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으므로 일단 정유라에 대한 '원 포인트 수사'를 하고 그간의 수사 자료를 검토해 재수사에 관해서는 시간을 두고 따로 판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국, 정씨에 대한 수사가 얼마나 깊이 있게 이뤄질지, 정씨 본인이 입을 열 것인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현재 재판을 받는 상태인 최순실씨가 딸의 선처를 기대해 기존 진술과 다른 내용이나 과거 털어놓지 않았던 사실을 재판에서 내놓거나 검찰에 제출할지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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