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살아나니 생산·투자 주춤…엇갈리는 경기지표(종합2보)
반도체 감소세로 4월 산업생산 -1.0%…15개월만 최대폭 감소
이른 더위·미세먼지에 소매판매 0.7%↑…소매판매액지수 역대 최고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이대희 김수현 기자 =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 생산이 전월대비 감소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소비 회복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0% 줄었다.
산업생산은 2월에 전월대비 0.3% 줄었다가 3월 1.3% 증가로 반등했지만 2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4월 감소 폭은 지난해 1월(-1.5%)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2% 줄어든 탓이 컸다.
특히 그간 산업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던 반도체(-9.2%)가 중국 수출 규모 감소의 영향으로 하락으로 돌아섰다.
자동차(-2.6%)도 완성차 생산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해외공장 생산은 감소해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도소매(0.7%), 금융·보험(0.7%)은 늘었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았고 전문·과학·기술(-2.2%), 교육(-1.1%)에서 감소 폭이 컸던 탓이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2.7% 증가했고 제조업평균 가동률은 1.1%포인트 떨어진 71.7%를 기록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0.7%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3월(-0.1%) 마이너스였다가 가전제품, 의복 등 판매 호조에 힘입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이른 더위 탓에 냉방기기가 잘 팔렸고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내구재(2.7%) 판매가 좋았다. 최신형 스마트폰 출시도 영향을 미쳤다.
의복 등 준내구재(1.9%) 판매도 늘었다. 황금연휴의 영향으로 등산복과 수영복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소매판매액지수는 122.6을 기록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5년 1월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4.0% 감소했다.
국내 기계 수주는 공공, 전자 및 영상음향통신업 등에 힘입어 작년 같은 달보다 43.7%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3%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7% 늘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았고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은 이달 산업생산 수치가 저조한 것은 3월 생산이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3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3% 늘었고 설비투자는 13.3%나 증가한 바 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생산은 상대적 반락이라고 보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등이 주춤하긴 했지만 생산 증가세가 꺾인 것은 아니며 전체적으로 전월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와 관련해서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회복되고 있어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반락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고 기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증가세와 심리 개선 등 긍정적 회복 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하고 가계소득이 부진하다"며 "대외 통상현안이나 미국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적극적인 거시정책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대응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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