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초특급경호' 속 도피 245일 만에 한국 송환길 올라

입력 2017-05-31 02:47
정유라, '초특급경호' 속 도피 245일 만에 한국 송환길 올라

맨 뒷좌석 이용…갈아탈 땐 활주로 대기 밴 차량 이용 이동

강제송환에도 표정 어둡지 않아…'윙크 스마일' 티셔츠 눈길

항공사, 사진촬영 저지·정 씨 좌석 쪽 화장실 이용도 막아

(암스테르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박근혜정부의 이른바 '비선실세'로 불렸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245일간 도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30일 한국 송환길에 올랐다.

정 씨가 머물렀던 덴마크 당국과 경유지인 네덜란드 당국은 정 씨의 차질없는 한국 송환을 위해 정 씨에게 '초특급 경호'를 제공, 정 씨의 귀국길은 레드카펫만 없었을 뿐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의 행차'를 방불케 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지난 150일간 구금돼 왔던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를 출발해 항공편으로 코펜하겐 공항에 이날 낮 12시 28분께 도착했다.

정 씨는 덴마크 경찰 제복을 입은 2명과 사복을 입은 2명 등 남녀 네 명의 경찰로부터 호위를 받았으며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앞문을 이용하지 않고 뒷문을 통해 내린 뒤 활주로에서 미리 대기중이던 검은 색 밴 차량을 타고 공항보안구역으로 이동했다.

정 씨는 윙크하는 스마일이 그려진 흰색 티셔츠에 카디건을 걸쳤으며, 풀어 헤친 파마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기도 했다.

표정이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아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 씨는 지난 4월 19일 올보르 지방법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보다 약간 살이 붙은 모습이었다.



정 씨를 송환하기 위해 코펜하겐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 검찰 관계자 5명은 정 씨 도착에 맞춰 보안구역으로 이동, 덴마크 경찰로부터 정 씨의 신병을 인수했다.

정 씨를 태우고 당초 이날 오후 4시25분 코펜하겐 공항을 떠나 암스테르담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KLM 항공 소속 비행기는 1시간 30분 가까이 지연된, 이날 오후 5시53분께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정 씨는 오후 4시30분께 검은 색 밴 차량을 타고 활주로 옆에 도착해 탑승을 기다렸으며 제복을 입은 덴마크 경찰 2명이 정 씨를 계속 감시했다.



항공기가 출발 준비를 마치자 검은 색 밴 차량이 항공기 옆까지 50여m 이동했고, 정 씨는 덴마크 경찰의 보호 아래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탑승구가 아닌 별도의 탑승구를 이용해 제일 먼저 항공기에 올라 맨 뒷자리에 앉았다. 정 씨 옆좌석에는 한국 검찰 관계자들이 앉았다.

덴마크 경찰은 항공기 탑승구까지 정 씨를 안내한 뒤 정 씨의 신병을 한국 검찰 관계자에게 넘겼다.

뒤이어 일반 승객들과 한국 취재진들이 탑승하면서 정 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하자 KLM 항공 승무원들은 거세게 달려들어 사진 촬영을 저지했다.



또 승무원들은 사진을 촬영하다가 적발될 경우 사진기를 압수하고, 비행기에서 강제적으로 내리도록 하겠다고 기내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운항중에 일반 승객이나 취재진들이 정 씨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공기 뒤쪽의 화장실은 아예 이용할 수 없다고 고지하기도 했다.

정 씨는 암스테르담까지 비행하는 1시간 30여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조용히 앉아 있었고, 피곤한 듯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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