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기대한 만큼 컸던 실망…그래도 희망 남긴 '태극전사'

입력 2017-05-30 22:22
[U20월드컵] 기대한 만큼 컸던 실망…그래도 희망 남긴 '태극전사'

조별리그 상승세 못 살리고 16강 탈락…'2승 뒤 2패'

'바르사 듀오' 백승호·이승우 '아쉬움 속 희망가'

세트피스 득점 '제로'…잉글랜드전 패배가 '끝내 毒'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조별리그 초반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권을 따내며 '황금세대'라는 칭찬을 받았지만, 뒷심이 부족했고, 결국 34년 만의 '4강 신화' 도전은 아쉽게도 16강에서 마무리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30일 포르투갈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3으로 패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홈 그라운드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내심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의 4강 진출을 노렸으나 조별리그 초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끝내 16강에서 대량 실점하며 '더 높은 곳'을 향하지 못했다.

그래도 신태용호는 다양한 전술 변화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축구로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1경기를 합쳐 4경기 동안 6골을 뽑아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더불어 '바르사 듀오' 백승호(바르셀로나B)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화려한 플레이는 성인 대표팀 '월반'의 가능성을 남겼고, 더불어 원톱 스트라이커를 소화한 조영욱(고려대)과 여러 차례 슈퍼세이브를 펼친 골키퍼 송범근(고려대)도 주목할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 조별리그 상승세에 '일찍 터트린 샴페인' =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러진 조추첨에서 역대 최다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 '축구종가' 잉글랜드, 아프리카의 다크로스 기니와 '죽음의 조'에 묶이면서 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뚜껑이 열리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했다. 1차전 상대인 기니를 상대로 한국은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이승우의 원맨쇼에 백승호와 임민혁(서울)의 연속골을 앞세워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상승세는 '난적' 아르헨티나전까지 이어졌다. 이승우의 기막힌 드리블에 이은 선제골에 이어 조영욱의 페널티킥 유도에 이은 백승호의 추가골이 터지며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비록 후반에 실점했지만 한국은 '강호'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고 2연승으로 조기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빠른 16강 진출은 결과적으로 팀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감독은 16강 이후 토너먼트에 대비해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3차전에 '바르사 듀오' 백승호와 이승우를 벤치에 앉히고 사실상 '1.5군 전력'으로 나섰다.

잉글랜드 역시 주전들을 아꼈으나 한국은 0-1로 패했다. 한국은 후반에 백승호와 이승우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무위로 끝났다.

초반 2연승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첫 패배의 고배를 마신 한국의 상승세는 포르투갈과 16강전에서 눈에 띄게 하락했다.

무엇보다 포르투갈을 비롯한 유럽의 강호들은 조별리그 이후 토너먼트를 겨냥해 체력과 전술을 훈련해온 터라 조별리그에 집중한 한국으로서는 넘어서기 힘든 벽으로 느껴졌다.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힘겹게 16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무서운 결정력으로 한국의 골문을 농락했다.

포르투갈의 튼튼한 수비는 한국의 핵심 전력인 '바르사 듀오'의 발을 꽁꽁 묶었다.

결국 '바르사 듀오'는 무득점에 그쳤고, 교체 출전한 이상헌(울산)의 득점으로 힘겹게 영패의 수모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한국은 초반 2연승 뒤 내리 2연패를 당하는 씁쓸함을 남기고 대회를 마감했다.



◇ 세트피스 득점 '제로'…희망 엿본 '바르사 듀오' =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트피스에 큰 힘을 쏟았다. 코너킥과 프리킥 전술만 합쳐 20개가 넘는 세트피스를 준비했지만 결과적으로 4경기 동안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은 '제로'였다. 4경기 동안 따낸 6골은 대부분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었다.

포르투갈과 16강에서도 한국은 전반 34분 이승우의 왼쪽 측면 프리킥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2분 뒤 이유현(전남)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짧은 프리킥은 상대 수비수에 막혔다. 또 전반 40분 오른쪽 측면에서 띄운 이진현(성균관대)의 프리킥 역시 수비수 머리에 걸리는 등 날카로움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에도 백승호와 이상헌이 나란히 페날티지역 정면에서 따낸 프리킥 키커로 나섰지만 골대 안으로 넣지 못하며 세트피스 기회를 모두 날렸다.

비록 16강에서 탈락했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바르사 듀오'의 발전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나란히 2골씩 기록, 둘이 합쳐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따낸 득점의 67% 이상을 해냈다.

바르사 듀오가 지금대로만 성장하면 충분히 성인 대표팀의 시험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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