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세계 첫 줄기세포 치료제 사장되나
파미셀 '하티셀그램' 허가 취소 위기…식약처에 조정안 제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바이오업체 파미셀[005690]이 개발해 세계 최초로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AMI'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2011년 시판 허가 당시 보건당국이 조건으로 내걸었던 부작용 조사 건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보건당국에 거듭 조정안을 요청하는 등 허가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파미셀은 하티셀그램의 '시판 후 조사'(PMS) 건수를 600건에서 60건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후 최근 이를 보완한 두 번째 조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구체적인 건수 조정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회사와 보건당국은 전했다.
PMS는 의약품의 실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유무와 증상 등에 대한 것이다. '의약품 사용 성적 조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식약처는 하티셀그램을 허가할 당시 시판 후 6년간 600건 이상 PMS를 수행하고 자료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파미셀은 다음 달 30일까지 600건 이상의 PMS 자료를 제출해야만 허가를 유지할 수 있다.
파미셀은 그러나 마감일까지 PMS 건수를 채울 수 없게 됨에 따라 식약처에 PMS 건수 조정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결국 파미셀로서는 판매금지 등 행정처분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이 부여되지만 이 기간 내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하티셀그램의 허가가 최종적으로 취소될 수도 있다.
하티셀그램은 파미셀에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안겨 준 주력 제품이다.
파미셀은 어떻게든 허가 취소는 피하겠다는 방침 아래 하티셀그램이 지금까지 별다른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점과 처방 건수가 부족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미셀 측은 PMS 건수를 채우지 못한 것은 환자의 동의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 처방 건수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제약업계에서도 세계 최초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품목 허가 취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한 위원은 "줄기세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일부 환자에 필요한 의약품일 수 있다"며 "품목 취소로 사장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파미셀이 기존에 요청했던 PMS 건수 조정안을 보완해 다시 제출했다"며 "현재 검토 중이며 빨리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인 하티셀그램은 파미셀이 개발해 2011년 7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치료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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