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D-7]① 집권 보수당 6∼14%P 리드…노동당 맹추격
한때 보수당 20%P 리드서 격차 줄어…보수당 노인 공약 역풍
여론조사 전문가들 "맨체스터 테러 영향은 확실치 않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조기총선이 1일이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다.
2주일 전만 해도 집권 보수당이 노동당을 20%포인트 격차로 앞섰지만, 지금은 격차가 한자릿수로 좁혀든 조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은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신임을 묻는 성격이다.
메이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여당 일각과 야권의 반발을 정면 돌파하고 강력한 협상력을 손에 쥐려고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하드 브렉시트는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는 것을 뜻한다.
반면 노동당은 '하드 브렉시트'에 반대해 이번 선거 결과는 브렉시트 진로를 결정한다.
선거 판세는 요동쳤다.
이달 초만 해도 보수당이 노동당에 17~24%포인트 앞섰다. 보수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브렉시트 결정을 이끈 영국독립당(UKIP) 지지층이 보수당으로 옮겨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 16일~18일 양당의 총선공약집 발표를 계기로 지지율 추세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기준 보수당의 리드는 9~12%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대상 '사회적 돌봄'(social care) 지원을 축소한 보수당공약이 지지층인 노년층에게서 역풍을 불러일으킨 영향으로 분석됐다.
메이 총리는 지지도가 급락하자 사흘 만에 공약을 사실상 철회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밤 22명이 목숨을 잃은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라는 대형 돌발사건이 불거졌다.
테러 이후 실시된 6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43~46%로 낮아졌다. 반면 노동당은 32~38%로 올랐다. 격차가 5~14%포인트로 축소됐다.
4개 조사에서 한 자릿수 격차를 보였다.
테러 영향은 확실치 않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테러 대처 신뢰도를 묻는 오피니움 조사에서 보수당(46%)이 노동당(11%)을 크게 앞섰고, 총리 후보로도 메이(42%)가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24%)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격차가 큰 편차를 보인 까닭은 25세 이하 연령층의 투표 가능성이 다르게 반영된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령층에선 노동당이 60%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격차가 한 자릿수로 나온 조사들은 투표 가능성을 응답자가 직접 밝힌 대로 반영해 결과적으로 25세 이하 연령층의 역대 투표율 기록보다 높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젊은 층의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여론조사들을 토대로 보수당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수당의 과반 의석이 현재의 17석(실질표결 기준)에서 12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메이 총리가 조기총선 요청을 결정할 때 기대했던 과반의석 확대와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보수당은 유세를 브렉시트 협상에 다시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성공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선 안정되고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노동당은 이번 테러 배경에는 7년간 지속된 보수당 정부의 긴축 정책 아래 초래된 경찰인력 축소도 자리 잡고 있다고 공세를 펴는 한편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로 요약된 공약으로 서민층 공략에 전력하고 있다.
오는 6월 8일 열리는 이번 총선은 하원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선거다. 비례대표 없이 650개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37%를 얻어 30%에 그친 노동당에 압승을 거두고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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