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상군 대행 "포수 로사리오 기용 고민 중"
(대전=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언제쯤 출전할까.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로사리오의 포수 기용을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고 여러 생각을 하며 고민 중"이라고 했다.
같은 나라 출신 투수 알렉시 오간도(34)의 요청으로 로사리오가 전담 포수 성격으로 출전할 수 있다는 보도가 전날 나왔음에도 이 대행이 신중한 태도를 고수한 건 투수와 포수, 나아가선 토종과 용병의 신뢰 문제여서다.
이 대행은 "오간도가 우리 포수를 못 믿는다는 인식이 선수단에 확산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대로 오간도는 도미니칸리그에서 손발을 맞춰 본 로사리오와의 배터리를 구단에 요청했다.
로사리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319경기에서 포수로 출전했다. 포수로서 자부심도 상당한 그는 김성근 전 감독 시절인 지난해 두 차례, 올해 한 차례 안방마님 노릇을 했다.
총액 18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고 독수리 유니폼을 입은 오간도는 4승 4패, 평균자책점 3.34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말도 잘 통하고 메이저리그에서 포수 경험도 풍부한 로사리오와 호흡을 이룬다면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구단에 로사리오를 점담 포수로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포수 자원이 넉넉지 않은 사정상 타격이 좋은 로사리오가 포수를 맡아준다면 한화로서도 라인업을 짜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런데도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은 쉽지 않은 문제다.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등 같은 나라 출신 투수들과의 호흡은 좋을지 몰라도 나머지 7명 우리나라 야수와 로사리오와의 궁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비형 포수를 중시하고 번트, 도루, 각종 복잡한 작전으로 투수와 포수를 흔드는 우리 야구의 특성상 한국에서 포수 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1루수로 뛴 로사리오의 포수 출전은 이뤄지더라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로사리오의 오간도 전담 포수가 전반적인 팀 워크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기에 이 대행의 고심은 깊어진다.
김 감독 퇴진 후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스스로 흔들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