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기록행진'에 국내채권형펀드 인기 '뚝뚝'

입력 2017-05-31 06:03
수정 2017-05-31 06:07
코스피 '신기록행진'에 국내채권형펀드 인기 '뚝뚝'

6개월간 3조원 넘게 순유출…올해만 2조원 육박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올들어 코스피가 사상최고치 행진을 거듭하는 등 대세상승 흐름을 보이자 국내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코스피가 2,300선을 돌파하며 한 단계 도약하자 위험자산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올해 들어서만 국내채권형펀드에서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연초 이후 국내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집계한 결과 지난 26일까지 1조9천426억원이 순유출했다.

국공채권펀드에서 가장 많은 1조8천471억원이 빠져나갔다. 일반채권 펀드와 회사채권·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도 각각 1조2천452억원, 552억원, 449억원이 이탈했다.

외화로 표시된 국공채와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KP펀드에서도 325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초단기채권 펀드에는 1조2천823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26.46(1월 2일 시가)에서 2,355.30(26일 종가)으로 16.23% 올랐다.

코스피의 선전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자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가 닷새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인 최근 1주일간(26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천3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한 달간 빠져나간 자금(4천986억원)의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작년 초부터 같은 해 9월까지만 해도 국내외 금리 하락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5년 12월 말 77조3천억원이던 순자산은 작년 9월 13일 101조4천810억원까지 불었다.

그러나 작년 9월부터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자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외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빨라졌다.

그 결과 최근 6개월간 빠져나간 자금이 3조2천552억원에 달할 정도로 국내 채권형 펀드의 인기는 식어가는 분위기다.

실제 대표 채권 상품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작년 8월 말 연 1.308%에서 지난 26일 연 1.677%로 근 9개월 동안 36.9bp(1bp=0.01%p)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회복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전반적으로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한국도 기업 실적 회복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해 신고가 경신을 이어가며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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