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감독·배우에 시인까지…문화예술인 출신 문화장관 시대
이어령·김한길·이창동·김명곤·유인촌 등 역대 문화장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접시꽃 당신'의 작자로 등단한 지 30년이 넘은 시인인 도종환(63)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다시 문화예술인 장관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문화예술인이자 문화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도 후보자의 지명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역대 문화예술인 출신의 문화정책 수장은 지금까지 다섯 명이었으며, 도 후보자까지 장관 인준을 받게 되면 여섯 번째가 된다.
첫 문화예술인 출신 장관은 이어령 전 장관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 문화공보부에서 공보처가 분리되고 '문화부'가 신설됐을 때 초대장관으로 취임했다. 1990년 1월부터 1991년 12월까지 약 2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이 전 장관은 문학평론, 소설, 수필을 쓴 문필가이자 대학교수로 활동했다. 일간지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소설가이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견 정치인인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재임 기간은 2000년 9월부터 2001년 9월까지 1년이다.
김 전 대표는 1981년 소설 '바람과 박제'로 등단한 뒤 '여자의 남자'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국민회의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 입문한 뒤 지금까지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이창동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문화장관을 지냈다. 재임기간은 2003년 2월부터 2004년 6월까지 1년 4개월이다. 장관 재직 때 노타이 차림에 레저용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등학교 국어교사 출신으로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전리'로 등단했으며, '운명에 관하여', '녹천에 똥이 많다' 등의 소설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각본을 썼다. 1997년 영화 '초록물고기'로 영화감독으로 데뷔, 1999년 '박하사탕'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2010년 '시'로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배우이자 연극연출가인 김명곤 전 장관 역시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재임 기간은 2006년 3월부터 2007년 5월까지 1년 2개월이다.
배우, 연출가, 극작가, 극단대표 등을 두루 거친 공연예술계의 중진이다. 1986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하고, 예술극장 한마당 대표, 국립중앙극장장 등을 맡았으며, 전국민족극협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며 '바보선언', '태백산맥', '서편제' 등에 출연했다. 현재 동양대 예술대학장으로 있다.
유명 배우인 유인촌 전 장관은 가장 오랜 기간 장관직을 유지했다. 유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발탁됐다. 2008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해 2011년 1월까지 약 3년 동안 직을 수행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2011년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으로 문화행정에 관여했다.
1971년 연극 '오델로'를 통해 배우로 데뷔해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연극계에서는 역대 최고의 '햄릿'으로 꼽힐 만큼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고 드라마 '전원일기'로도 유명했다. 공직을 떠난 뒤 연극계로 다시 돌아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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