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 예루살렘 '통곡의 벽' 터널서 회의…팔' 반발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 내각이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성지 '통곡의 벽' 근처에서 특별 회의를 열자 팔레스타인이 반발하고 나섰다.
29일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있는 '통곡의 벽' 근처 터널에서 주간 내각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이스라엘 정부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또는 6일 전쟁)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내각 회의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가 아니라 이곳에서 특별 개최한 것이다.
이에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지도자인 사에브 에레카트는 성명을 통해 "그 회의는 도발적 행위"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계속 위반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일대는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 승리로 강제 점령한 후 팔레스타인과 지배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온 지역이다.
'통곡의 벽'이 위치한 템플마운트 주변은 유대인의 최고 성지이기도 하지만 이슬람교도의 3대 성지로도 꼽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충돌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통곡의 벽'을 유대교 성지로서 인식을 굳혀 예루살렘 지배권을 더욱 확고히 하려 했으나 팔레스타인의 강한 반발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실제 1996년 템플마운트 근처에서 이스라엘이 고고학 발굴과 관련한 터널 공사를 시작하자 팔레스타인의 대규모 시위와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은 템플마운트에 종교적, 국가적 상징성을 부여해 동예루살렘을 장차의 팔레스타인 독립국의 수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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