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 복귀 커제, 원성진 꺾고 LG배 본선 첫판 승리(종합)
박정환·신진서도 16강 진출…이세돌은 탈락
이원영, '디펜딩 챔피언' 당이페이 제압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인공지능 알파고와 3번기를 벌였던 중국랭킹 1위 바둑기사 커제 9단이 다시 인간 기사와 맞붙은 첫 대국에서 승리했다.
커제 9단은 29일 경기도 가평군 마이다스 리조트에서 열린 제22회 LG배 기왕전 본선 32강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22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커제 9단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를 펼쳤다.
3차례 대국에서 알파고에게 모두 패한 커제 9단은 하루도 못 쉬고 전날 한국 가평으로 건너와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성진 9단을 제압하면서 다시 '인간계 바둑' 정복에 시동을 걸었다. 1997년생인 커제 9단은 세계 메이저대회 3관왕(삼성화재배, 바이링배, 몽백합배)에 오른 최연소 기사다.
이날 한국 바둑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32강전에서 변상일 5단에게 24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한국 랭킹 2위 신진서 8단은 안성준 7단을 215수 만에 흑 불계로 꺾었다.
지난해 알파고와 인간대표로 싸웠던 이세돌 9단은 중국 장웨이제 9단에게 265수 만에 백 불계패,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알파고와 '상담기'를 펼쳤던 중국의 천야오예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은 32강전에서 각각 한국의 강승민 4단, 이동훈 8단, 김정현 6단에게 승리했다.
이날 한·중 대결에서 유일한 승리는 이원영 7단이 거뒀다.
이원영 7단은 '디펜딩 챔피언' 당이페이 9단을 312수 만에 흑 반집승으로 꺾었다. 7시간 40분간의 혈투였다.
2011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본선에 오른 이원영 7단의 첫번째 LG배 본선 승리다.
모두 8경기가 벌어진 한·중전에서 한국은 1승 7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본선 32강에 20명이나 올랐지만, 16강전에는 7명만 진출했다.
중국은 7명, 일본은 2명이 16강에 올랐다.
16강전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조 추첨 결과 16강전은 박정환 9단과 장웨이제 9단, 최철한 9단과 천야오예 9단, 김지석 9단과 셰얼하오 5단, 강동윤 9단과 커제 9단, 김명훈 5단과 양딩신 5단, 이원영 7단과 탕웨이싱 9단 등 6판의 한·중 대결이 성사됐다.
신진서 8단은 일본의 이다 아쓰시 8단과 한·일전을 벌이고, 지난해 준우승자 저우루이양 9단은 이야마 유타 9단이 중·일전을 펼친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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