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비밀채널' 파장…트럼프측 '쿠슈너 구하기'vs 민주 공세

입력 2017-05-29 11:26
수정 2017-05-29 11:59
'러와 비밀채널' 파장…트럼프측 '쿠슈너 구하기'vs 민주 공세

민주 "우려스러워, 진상규명 필요"…前 DNI국장 "확실한 경고등"

트럼프 "조작된 뉴스"…국토안보장관·공화의원도 쿠슈너 '엄호'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미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러시아 측과 비밀채널 구축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중동·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관련 의혹 제기를 맹비난하며 '쿠슈너 구하기'에 나섰고,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쿠슈너가 지난해 12월 초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와 러시아 사이 비밀채널 구축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에덤 쉬프 의원은 28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악관 선임고문인 쿠슈너의 '기밀취급인가' 자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까지 국가정보국(DNI) 국장이었던 제임스 클래퍼 전 국장은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DNI를 떠날 당시 "스모킹건(확실한 증거)은 보지 못했지만, 안테나는 세우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 계기판에는 확실히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다"면서 "정보기관의 모든 인사가 이 같은 '대 러시아' 접근의 본질에 대해 매우 우려하는 그런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상원 외교위의 민주당 코리 부커 의원도 "심각하다. 그(쿠슈너)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해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부커 의원은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패턴"이라면서 "하나는 트럼프 정부가 우리의 가치에 관해 얘기하지 않고, 권위주의적 지도자의 환심을 사려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 측과의 지속적인 부적절한 접촉"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쿠슈너를 향한 공격이 거세지자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이튿날인 28일 트위터를 통해 "가짜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조작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장관도 같은 날 ABC와 폭스, NBC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그 제안은 정상적이다.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며 "어떤 의사소통의 방식도, 비밀이든 아니든, 좋은 것(a good thing)"이라며 쿠슈너 엄호에 나섰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밋 더 프레스'에서 "쿠슈너는 어떤 질문에도 충분히 답할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쿠슈너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디 유니언'에 출연해 "그런 스토리(쿠슈너 관련 보도)는 믿지 않는다"면서 "러시아 대사가 우리(미국)가 모니터할 것으로 알고 있을 공산이 큰 그런 채널로 모스크바에 다시 보고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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