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 남은 도쿄 도의회선거…고이케 열풍 자민당 압도할까
여론조사 상승세…자민당에 아직 열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다음달 2일 열리는 도쿄(東京)도의회 선거는 올해 일본 정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방 의회 한 곳의 선거이지만 전국 정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신당의 돌풍이 강해 관심이 쏠린다.
돌풍의 핵은 반(反)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기치를 내걸고 자체 후보를 내세우기로 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다.
29일 교도통신이 27~28일 도쿄도 거주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코이케 지사의 신당인 '도민퍼스트(우선)회'에 투표하겠다는 사람은 11%로, 17%를 얻은 자민당 다음으로 2번째였다.
선거에서 공조하기로 한 공명당에 대한 투표 의향을 가진 응답자(5%)와 합하면 16%가 돼 자민당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직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절반에 가까운 49%나 되는 만큼 판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 자민당에 비해 열세이기는 하지만 양측의 지지율 격차를 줄어드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28일 18세 이상 도쿄도 거주 유권자 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21%로 지난달 조사의 17%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자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1%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달보다는 1%포인트 줄었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고이케 지사 개인의 지지율도 앞으로 도쿄도의회 선거에서의 도민퍼스트회 돌풍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이케 지사의 지지율은 니혼게이자이와 교도통신 조사 모두에서 63%를 기록했다.
여기에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加計)학원 특혜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도민퍼스트회에는 득이 되는 상황이다. 다만 여성 정치인과 신생 정당에 투표를 꺼려하는 일본 유권자 특유의 보수적인 성향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이케는 작년 7월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자민당에 지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도지사가 된 뒤 도의회의 자민당 의원들과 대립했지만 공명당, 민진당의 도움을 받았다.
자민당에서 방위상을 지내기도 한 그는 정치적으로 아베 총리와 각을 세우고 있지만, 극우보수단체 '일본회의'에서 활동하고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발언한 바 있는 우익 정치인이다. 도쿄도지사가 된 뒤에는 전임 지사가 제2한국학교 부지를 유상 대여하기로 한 것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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