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검찰, 태국계 성매매 조직 뿌리뽑기 나서…무더기 기소

입력 2017-05-27 11:39
美연방검찰, 태국계 성매매 조직 뿌리뽑기 나서…무더기 기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태국 여성을 상대로 한 성착취·인신매매가 국제적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 연방 당국이 미 전역을 파고든 태국계 성매매 조직 뿌리뽑기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검찰은 전날 로스앤젤레스·시카고·샌디에이고·댈러스·오스틴·휴스턴 등에서 불법 성매매 사업을 벌여온 태국인 10명과 미국인 11명 등 21명을 무더기로 체포·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지금까지 태국 방콕으로부터 수백 명의 여성을 데려와 미니애폴리스·로스앤젤레스·시카고·애틀랜타·피닉스·워싱턴DC·라스베이거스·휴스턴·댈러스·시애틀·오스틴 등에 매춘 시설을 열고 강제로 일하게 한 전문적 국제 성매매 조직 일당"이라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불법 자금 세탁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년 전 이들 조직의 활동을 감지하고 오랜 추적 조사를 벌인 끝에 작년 10월에 17명을 1차로 잡아들인 바 있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들은 대부분 가난을 배경으로 갖고 있고, 영어를 거의 할 줄 모른다"면서 "꾸준한 수입을 올리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약속에 현혹돼 미국으로 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태국 현지에서 성매매 시장에서 일하게 될 것이란 사실을 듣고 왔지만, 빚을 갚고 가족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미국 입국 후 이들은 반감금 상태에서 쉼 없이 성매수인을 상대해야 했다. 폭력적인 상대를 거부할 권리조차 없었고, 에스코트 없이는 업소 밖으로 나가는 일도 제한됐다. 도주를 시도할 경우 본인은 물론 태국 가족까지 해를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받았다.

성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강요당하고, 그 비용은 본인 몫이 돼 빚을 늘렸다.

검찰은 이들을 "현대판 성 노예"라 칭하면서 그렇게 올리는 수익의 60%는 채무 변제로, 나머지 대부분은 포주 손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의자들은 불법 외환 거래의 온상인 대체송금 시스템 '하왈라'(Hawala)를 이용, 수 천만 달러의 돈을 미국에서 태국 등 해외로 송금, 자금을 세탁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아직까지 잡아들이지 못한 용의자가 많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규모 기소가 미국내 성매매 범죄 시장에 결정적 타격을 가한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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