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권희 교수 "문화재청 '증도가자' 조사 방식에 오류"
한국서지학회 학술대회서 주장…문화재청 "새로운 내용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4월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지은 '증도가자'(證道歌字)에 대해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문화재청의 조사 방식에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26일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학술대회에서 "문화재청의 조사 결과는 서지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나온 것"이라며 "활자 주조와 서체 비교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9월 '증도가자'를 공개하면서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관련 유물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했다는 금속활자다. 보물 증도가(제758-1호)는 1239년 제작된 목판으로 찍은 번각본(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을 목판으로 다시 새겨 찍은 책)으로, 이전에 금속활자로 인쇄한 서적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남 교수는 "번각본 글자는 금속활자본 글자보다 전반적으로 굵어지는 양상이 있다"며 "문화재청은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서체 유사도가 낮다고 했는데, 금속활자본과 번각본 서체 유사도 값은 비교 대상에 따라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증도가자'가 증도가 책을 찍기에는 활자가 크다는 결과에 대해서도 "목판은 시간이 지나면 수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목판본 글자와 금속활자본 글자의 크기를 일률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획의 굵기, 목판 수축에 대한 의견은 조사 과정에서 이미 모두 검토를 마쳤다"며 "결론을 바꿀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도가자' 소유자인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는 "6월 말께 국회에서 '증도가자'와 관련된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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