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노모 40년 봉양한 미혼의 60대 아들 효행상

입력 2017-05-29 07:03
구순 노모 40년 봉양한 미혼의 60대 아들 효행상

(안양=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결혼도 하지 않고 92세의 노모를 40년간 봉양한 60대 아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경기도지사가 주는 효행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안양시 동안구 달안동 한양아파트에 사는 박영배(63)씨로 20대 초반부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박씨는 29일 "이복형이 한 명이 있고, 아버지 얼굴을 모른 채 자라 자연스럽게 홀어머니와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결혼을 하려고 맞선도 여러 번 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결국 며느리와 손주 노릇도 그의 몫이 됐다.

때로는 노모의 손과 발이 되어 병수발을 들어야 했고, 평소 일이 없는 날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노모를 모시고 산책을 가는 등 노모와 일상을 함께 해왔다.

박씨는 "어머니는 지금도 본인 치아를 모두 갖고 있을 정도로 건강한 편이라, 힘들게 모시는 것은 아니다"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노모는 2년 전부터 무릎 관절 통증이 심해져 요즘은 3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도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는 그가 노모를 모시고 병원에 다니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박씨는 "그래도 어머니가 치매나 중풍 등을 모르고 사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어머니가 지금처럼 건강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사시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그가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이 노모의 건강 비결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씨는 또 어머니에만 효를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 이웃 어른들도 부모처럼 대한다.

안양시는 그의 효행상 공적서에 "경로효친사상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이웃주민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에 대해 "아파트 동대표가 주변 어르신들 잘 모시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사회단체인 '바르게살기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혼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이 행복하냐는 질문에 박씨는 주저하지 않고 "그럼요, 행복하지요"라고 대답했다.

박씨의 효행상 시상식은 내달 1일 안양시에서 열려 이필운 시장이 남경필 지사를 대신해 상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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