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정교함 갖춘 이지현 "자신있게 치니 거리도 늘었다"
(이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드라이버샷이 정확해지니 골프가 훨씬 쉬워지네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차 이지현은 숨은 장타자다.
지난해 장타 부문에서 47위(243.81야드)에 머물렀지만, 기록과 달리 이지현은 KLPGA투어에서 손꼽히는 장타자였다.
이지현의 장타 능력이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워낙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드라이버샷이 많아서였다.
라운드마다 아웃오브바운즈(OB) 또는 OB는 아니라도 페어웨이로 꺼내놓지 않으면 다음 플레이가 되지 않는 곳에 티샷이 떨어지는 경우가 서너 번은 있었다.
드라이버 티샷 실수 때문에 잃어버린 타수가 하루에 두세 타는 예사였다.
이지현은 올해 티샷 정확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작년 69위(75.3%)에서 지금은 18위(82.9%)로 향상됐다.
드라이버샷 방향이 잡히자 기록으로 나타난 비거리가 확 늘었다.
이지현은 26일 현재 장타 부문 4위(평균 260.13야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E1 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친 이지현은 "사실 비거리는 작년보다 크게 늘지는 않았다. 다만 작년보다 더 자신 있게 친다. 기록에 나타난 비거리 증가 이유"리고 말했다.
이지현은 이날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보기 하나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냈다. 6번홀(파5·463야드)에서는 210야드를 남기고 20도 하이브리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핀 3m 앞에 떨궈 가볍게 이글을 잡아내 갈채를 받았다.
이지현은 지난 14일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우승이 가능한 선수라는 평가를 얻어냈다.
작년과 달라진 건 드라이버샷뿐 아니었다.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던 허석호를 코치로 영입하면서다. 올해부터 레슨 코치 겸업에 나선 허석호는 100야드 이내 거리 쇼트게임과 퍼팅 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난생 처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
이지현은 "그땐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 머리로는 별로 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다시 한 번 이런 기회가 온다면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지현은 "작년까지는 거리는 덜 나가도 똑바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지현은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거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골프장 전장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장타를 치니 경기가 쉽게 풀린다. 장타는 이점이 많다"는 이지현은 "장타를 치면서도 똑바로 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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