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희생자 사진부터 IS 축하까지…英테러 '막장트윗' 눈살
영국 정부, 소셜 미디어에 암호화 메시지 접근 허용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수십명의 희생자를 낸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발생 직후 가짜 희생자 사진부터 테러 성공을 축하하는 글 등이 소셜미디어(SNS)에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6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직후 트위터에는 "실종된 사람들을 찾을 수 있도록 널리 퍼뜨려 달라"며 여러 인물의 얼굴 사진을 한 데 모은 게시물이 등장했다.
이 게시물은 '맨체스터' 해시태그와 함께 빠르게 퍼져나갔지만, 알고 보니 이 중 일부 사진은 온라인에서 '복사 붙여넣기'한 가짜 희생자의 사진이었다.
또 다른 트위터 계정은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과 함께 "콘서트에 간 동생 프랭크를 찾을 수가 없다"며 리트윗을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이 역시 가짜였다.
더구나 이 게시물 속 어린이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을 위한 옷 브랜드를 소개한 기사에 게재된 사진 모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IS의 '성공적인 테러'를 축하하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한 IS 추종자는 16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얼굴에 마스크를 두르고 등장해 영어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라크 IS 사자들이 모든 십자군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추종자들도 "우리의 협박을 잊었느냐. 이게 바로 그 테러"라며 IS를 상징하는 깃발 이미지나 테러 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 등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공격 이후 상황에 대한 최신 뉴스를 공유하는가 하면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졌다며 축하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테러 관련 게시물을 억제할 수 있도록 암호화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촉구하고 있다.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I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며, 우리가 확실하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IS가 이 같은 짓을 저지르고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만들려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음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런던 의사당 부근서 차량 테러범이 범행 직전 왓츠앱을 확인한 사실이 밝혀진 것을 계기로 정보기관이 암호화 메시지 서비스인 왓츠앱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