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2천59일 만에 구원 등판…MLB 처음, KBO에선 9번

입력 2017-05-26 14:35
류현진, 2천59일 만에 구원 등판…MLB 처음, KBO에선 9번

한국에서는 190경기 중 9차례만 구원 등판

공식 불펜 ERA는 3.00, 실질적인 불펜 ERA는 3.72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구원 등판하는 건, 한국 팬들에게도 매우 낯선 모습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부터 그의 경기를 지켜본 팬이라면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 경기에서 처음으로 경기 중간에 등판하는 류현진의 모습을 봤다. 이날 류현진은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7시즌 190차례 등판하는 동안 단 9차례만 구원등판했다.

매우 드물게, 특수한 상황에서만 나섰다.

류현진은 신인이던 2006년부터 한화 이글스의 선발 투수로 뛰었다.

그해 6월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방문경기가 연장전에 접어들면서 류현진은 10회말 1사 후 처음으로 구원 등판했고, 11회초 1사 후 박경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 계속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은 2006년 정규시즌 팀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린 세이브였다.

26일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3천889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2007년과 2008년에는 모두 선발로만 등판했다.

2009년 9월 23일, 또 특별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한화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송진우 은퇴 경기를 열었다. 송진우는 1회초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1회초 무사 1루에서 예고대로 구원 등판해 8⅓이닝을 8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고전했던 2011년, 류현진은 총 6번 구원 등판을 했다.

그는 당시 견갑골 통증으로 고생했고, 구원 등판으로 구위를 점검했다.

7월 17일 SK전부터 9월 2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5번 연속 구원 등판한 류현진은 9월 8일 넥센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그러나 그해 팀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구원 등판해 2이닝(2피안타 무실점)을 소화했다.

이 경기가 류현진에게는 미국 진출 전 마지막 구원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2012년 선발로만 등판했고, 그해 말 다저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64경기를 선발로만 던졌던 류현진은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6회에 등판했다. 무려 2천59일 만의 구원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선발 자리에 익숙하다. KBO리그에서 구원등판한 건,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성적도 불펜으로 나섰을 때는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구원으로 나선 9경기에서는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올렸다.

송진우의 은퇴 경기를 제외한 '실질적인 구원 등판' 평균자책점은 3.72로 더 높았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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