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돋보기] 알파고 압승…"전지전능 AI 시대" vs "그래도 기계일 뿐"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중국의 커제 9단을 꺾고 세계 바둑계를 제패하자 26일 인터넷 댓글 창에는 "전지전능한 AI의 시대가 왔다"는 감탄이 잇따랐다.
수년 전만 해도 바둑은 고도의 복잡성 탓에 기계가 인간의 실력을 못 쫓아간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지만, 알파고의 등장을 계기로 AI가 고급 지적 영역에서 사람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됐다.
네이버의 사용자 'vmfv***'는 "AI가 인류를 멸망시키는 영화 터미네이터가 생각난다. 왜 저렇게 만능의 기계를 만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인간의 오만함이 걱정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다른 네티즌인 '김석민'은 "곧 AI가 모든 영역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다.
'ohh0****'는 "지금껏 '정석'이라는 틀에 갇혀 바둑을 뒀던 인간이 무한대의 수를 살펴보며 돌을 놓는 AI를 못 이기는 게 당연하다"며 "알파고의 수를 '변칙'으로 치부했을 때 사실 인간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의 사용자 '납작산'은 "인간이 제공한 지식(데이터)을 배운 AI가 이제 신(神)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AI가 특정 개인이나 기업, 국가의 소유물이라는 사실이 소름 끼친다"고 주장했다.
AI도 결국 사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도구인 만큼, 인간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네이버의 사용자 'ramp****'는 "알파고가 대단하긴 해도 전기 코드를 뽑아버리면 멈춘다. AI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어리석다"고 강조했다.
다른 사용자 'tksq****'는 "이번 경기 결과에 절망하는 것은 계산기보다 셈이 느리다고 슬퍼하는 것과 비슷하다. 기계가 못 따라 하는 인간 본연의 가치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phil***'는 "바둑팬으로서 누구나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보급형 알파고'가 나왔으면 좋겠다"며 "커 9단을 이긴 '바둑의 신'과 대국하며 바둑을 배우는 것은 엄청난 기회이며, 바둑 자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포털 다음의 사용자 'kenny'는 "AI는 복잡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도구일 뿐이며 생명체 고유의 감정이나 생존 본능이 없다"며 "AI가 자아가 생겨 인간에 반기를 들면 어떻게 하느냐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인간 중심적 사고의 결과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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