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앞으로 러뿐만 아니라 테러에도 중점 둬야"(종합)

입력 2017-05-26 01:47
수정 2017-05-26 12:59
트럼프 "나토, 앞으로 러뿐만 아니라 테러에도 중점 둬야"(종합)

나토본부 준공식서 테러에 대한 나토의 역할 확대 요구

"23개국, 자기몫 방위비 부담 않는 것 美국민에 불공평"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앞으로 러시아의 위협뿐만 아니라 테러와 이민 문제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또 나토 회원국들에 오는 2024년까지 방위비 분담액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약속을 지킬 것을 거듭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새로 건립한 나토 본부 준공식에 참석, 지난 2001년 9·11 테러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빌딩 잔해로 만든 '9·11 기념물'을 헌정한 뒤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최근 발생한 영국 맨체스트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유도했다.

그는 "오늘은 추모와 결의를 위한 날"이라고 운을 뗀 뒤 "맨체스터 테러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테러라는 악의 깊이를 보여준다"면서 "생명을 중시하는 모든 사람들은 살인자들과 극단주의자들을 찾아내서 제거하는 데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나토는 러시아와 유럽 동부 및 남부의 국경에서 오는 위협은 물론 테러와 이민 문제에 더 큰 중점을 둬야 한다"며 "내가 나토 회원국들이 그들의 공정한 (방위비) 몫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러한 중대한 안보문제와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28개국 가운데 23개국은 여전히 그들의 안보를 위해 그들이 지불해야 하는 몫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것은 미국의 납세자들에게 불공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지난 2011년에 회원국들이 오는 2024년까지 GDP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2%는 오늘날의 매우 실제적이고 위해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최소한"이라면서 "나토 회원국이 완전하게 자신의 몫을 부담하면 나토는 오늘날보다 더 강해질 것이며 특히 테러 위협으로부터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불안해 하는 유럽의 회원국들이 기대했던 집단안보나 상호방위협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선 과정에 나토 동맹을 '낡은 동맹'이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28개 회원국 가운데 어느 한 곳이 공격받을 경우 동맹으로서 이를 방어하도록 규정한 나토조약의 5조를 준수할 것임을 개인적으로 명백하게 서약하지 않아왔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준공식에 참여한 것 자체가 백악관의 약속과 나토조약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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