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부당조처 중단하라" 조용히 확산하는 터키 단식투쟁

입력 2017-05-25 18:59
"박해·부당조처 중단하라" 조용히 확산하는 터키 단식투쟁

복직, 석방, 시신인도 요구하며 단식…터키 당국, 구금·벌금 등 강경 대응

단식투쟁 학자·교사 투옥에 야권 등 항의 시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투옥과 해고 등 정부 조처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이 하나둘 늘고 있다.

터키 사법당국은 이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거나 시위자를 되레 구금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각각 대학교수와 초등학교 교사에서 해직된 아누리예 귈멘과 세미흐 외작차는 25일로 단식투쟁 77일째를 맞았다.

귈멘과 외작차는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에 따라 지난해 해고됐다.



두 해직자는 올해 2월 앙카라 이윅셀거리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한달간 연좌농성을 했고, 이어 3월 10일부터는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두 달이 지나며 이들의 단식에 여론의 관심도 고조됐다.

그러나 터키 경찰은 이달 22일 두 사람을 테러조직 가담 혐의로 구금했다.

이틀 후 앙카라검찰은 귈멘과 세미흐에게 막스주의 급진조직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가입, 테러 선전, 짐회시위법 위반 등 혐의로 20년형을 구형했다.

둘은 구속 상태에서도 단식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구금된 프랑스인 사진기자 마티아스 드파르동도 최근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드파르동은 이달 8일 바트만주(州) 하산케이프 구역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실을 사진을 촬영하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터키 대표 에롤 왼데로을루는, 드파르동이 이달 21일 단식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지난달 터키 동부 하타이주(州)에서 구금된 이탈리아 저술가 겸 인권운동가 가브리엘 델 그란데도 추방되기 전 변호인 접견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했다.

앞서 터키 동부 툰젤리주(州)의 아버지 케말 귄(70)은 급진세력 소탕작전 중 전사한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올해 2월부터 노상에서 80일 넘게 단식투쟁을 했다.

당국은 한 맺힌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공공장소를 무단 점거했다는 이유로 이달 중순 귄에게 1만8천387터키리라(약 578만원) 벌금을 부과해 논란이 일었다.

당국이 단식농성 중인 학자와 교사를 투옥한 후 23일과 25일에 앙카라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의원들도 이날 단식농성 해직자 구금·기소에 반발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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