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해외순방서 실수연발…'의전 위반하고 지리 헷갈리고'

입력 2017-05-25 18:18
트럼프 첫 해외순방서 실수연발…'의전 위반하고 지리 헷갈리고'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와중에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 의례를 위반하고, 세계 지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등 자잘한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로마의 퀴리날레 대통령궁에 도착했을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빼먹고, 그를 맞이한 의장대에게도 경례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통상적인 외교 의례에 위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을 떠나기 전에도 세계 지리에 대한 무지를 노출하며 온라인 상에서 조롱받았다고 이탈리아 영문 뉴스 사이트 더 로컬은 보도했다.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번 해외 순방 지역을 표시한 지도에 프랑스 섬 코르시카가 이탈리아 영토로 돼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이탈리아인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디트에 "트럼프 대통령, 우리에게 코르시카를 돌려줘서 고마워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북단에 위치한 코르시카는 지리적으로 프랑스보다 이탈리아에 더 가깝지만, 프랑스에 속해 있다.

나폴레옹 보나파트르의 출생지로도 유명한 코르시카는 원래 18세기 중반까지는 이탈리아 반도의 여러 나라 중 하나이던 제노바 공화국의 영토였으나 1768년 프랑스에 정복돼 프랑스 땅이 됐다.

이탈리아는 20세기 들어 특히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을 중심으로 미수복지 운동을 벌이며 코르시카 병합을 시도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코르시카의 인터넷 언론인 코르시카 오지(Corsica Oggi)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르시카를 이탈리아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페이스북에 올린 것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사실은 이탈리아 영토회복주의자였던 걸까, 아니면 단순히 무지한 걸까"라는 조롱조의 논평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해외 순방의 첫 목적지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2번째 방문국인 이스라엘에 도착했을 때에도 "지금 막 중동에서 왔다"고 말해 이스라엘 측을 당황시켰다는 후문이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모두 중동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본부가 있는 벨기에를 지칭하며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하는 등 세계 지리 분야에서 약점을 노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평소 언행에 비췄을 때 이번 해외 순방 도중 그가 돌출 행동이나 돌발적 언행으로 순방의 성과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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