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카페 인질극 30개월후 500쪽 보고서 "경찰 진입 늦었다"
경찰 대응 등 18개월간 집중 조사 후 45개 권고사항 제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첫 총성이 울리고도 경찰이 10분을 기다린 것이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2014년 성탄절을 열흘 앞두고 시드니 도심의 카페에서 장시간 발생한 인질극과 관련해 당시의 경찰 대응과 범인 주변 등 광범위하게 사건 경위를 조사한 종합 보고서가 24일 공개됐다.
당시 이슬람 성직자를 자처한 인질범이 카페 직원과 고객 18명을 붙잡고 17시간 인질극을 벌여 결국 카페 매니저와 고객 1명이 숨졌고, 인질범은 경찰에 사살됐다.
이 보고서는 사건 발생 약 30개월 만에, 그리고 18개월의 본격적인 조사 후에 나왔다. 또 보고서 분량만 약 500쪽이다.
2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조사 책임자(Coroner)인 마이클 반스는 보고서에서 경찰의 대응에 치명적인 결함들이 있었다며 특히 범인이 위협용으로 발사한 첫 총성 후 10분 간 경찰의 대응이 없었던 것은 결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첫 총성 후에도 경찰이 그저 기다리는 동안 카페 매니저가 처형된 만큼 단호하게 카페에 진입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에서는 인질들이 전화했지만, 경찰 측 협상자들이 인수인계 회의를 한다며 응답하지 못했고, 경찰 측 협상자들이 정교하지 못해 인질범이 수용할만한 타협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밖에 인질범 모니스가 살인사건의 종범으로, 또한 43차례의 성범죄로 기소됐으나 인질극 발생 2개월 전에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주요 문제점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꼼꼼하게 지적하면서 45개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믹 풀러 경찰청장은 보고서가 나온 뒤 향후 테러가 발생할 경우 더 공격적으로 대응해 신속히 종결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맨체스터 테러 직후 공개되면서 호주 언론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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