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로스 대학 사태 직접 풀어야"…헝가리 압박
양자 협약 논의 거부…주말에는 반정부 집회로 진퇴양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부다페스트에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ntral European University)을 사실상 퇴출하려던 헝가리 정부가 안팎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작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만큼 오바마 정부 때와 달리 양국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CEU 사태 때문에 냉랭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학문의 자유와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차별적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헝가리 당국이 CEU와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CEU가 부다페스트에 남으려면 미국, 헝가리 양자 협약이 체결돼야 한다는 조건과 관련해서도 미국 국무부는 헝가리 당국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열린 사회'를 내걸고 시민단체, 비정부기구(NGO)를 지원하는 조지 소로스가 헝가리 정치에 개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헝가리 의회는 그의 후원을 받는 NGO들을 압박하고 CEU를 제재하기 위한 법을 만들었다.
새 고등교육법은 본국에 캠퍼스가 없는 외국 대학은 헝가리에 대학을 설립할 수 없도록 했고 양국 협약이 체결돼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헝가리 정부는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미국 정부에서는 더는 그런 노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설립한 대학들도 똑같은 법 적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헝가리에서는 주말마다 CEU 퇴출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CEU 사태가 여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연합(EU)도 헝가리 정부의 조치가 공정한 경쟁을 침해했는지 판단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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