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2년 반 만에 부활 앞둔 해경…6월 조직개편서 논의

입력 2017-05-24 18:53
수정 2017-05-24 19:37
해체 2년 반 만에 부활 앞둔 해경…6월 조직개편서 논의

국정기획위 "6월 임시국회에 해경청 독립 포함 개편안 제출"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해양경찰청이 부활을 눈앞에 뒀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지 2년 반 만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오는 6월 임시국회에 해경청 독립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인천에서는 해경 독립뿐 아니라 기존의 해경 본청까지 다시 인천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 한 달여만인 2014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 전격 선언에 따라 같은 해 11월 해체됐다.

해경 조직을 혁신해 해상 사고 때 구조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는 국민과 정치권 모두 동의했지만, 설마 조직 자체를 없앨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 후 해경 해체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고, 정부부처 외청 중 인력·예산 규모 4위였던 해경청은 창설 61년 만에 결국 간판을 내렸다.

그러나 해경이 해체된 2년여간 각종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해경이 국민안전처 산하에 귀속된 뒤 보고 체계가 복잡해지고 행정 업무는 늘었다. 해난 사고 등 비상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지난해 10월 서해 상에서 해경 고속단정이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충돌 공격을 받고 침몰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안전처는 하루 넘게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사건 은폐 의혹에 따른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사건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도 '해경 부활론'이 점차 고개를 들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은 올해 1월 해경을 독립기구로 부활한 뒤 인천으로 환원하자는 내용의 공동결의문을 냈다.

이들은 당시 결의문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 주권침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려면 해양경찰은 반드시 독립기구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독립기구로 출범하는 해경본부는 인천으로 다시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경 부활과 인천 환원을 촉구하는 인천지역의 여론은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욱 거세졌다.

인천 시민사회단체·어민단체·경제단체 등 40개 단체로 구성된 '해경 부활·인천 환원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공동결의문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위상이 추락한 해경본부로는 흉포화·대형화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어선의 주권침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국민안전과 국가안위를 지키기 위해 해경은 독립기구로 반드시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결의문 채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 10개 군·구 단체장, 인천시의회, 기초의회 소속 의원도 함께 참여했다.

5개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 역시 소방방재청과 해경청의 독립 기구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정부조직법 개편안 임시국회 제출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최소한의 개편안을 제출할 것"이라면서도 "개편안에는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의 분리독립 등의 사안을 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경 부활·인천 환원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조만간 정부, 여·야 정치권, 민간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논의될 때 해경 독립뿐 아니라 인천으로 본청 환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요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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