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개 '북극성-2' 미사일 약도 분석하니…중요 데이터 나와
"발사 후 57초에 1단분리·1분59초에 2단분리…최고고도 633.3㎞"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지난 22일 공개한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의 '시험사격 약도'를 정밀 분석한 결과,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단분리 고도와 시간, 최정점 고도 등 미사일의 중요 데이터가 확인됐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신종우 선임분석관은 24일 북한이 지난 22일 공개한 북극성-2형 시험발사 약도에 기록된 미사일 관련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연합뉴스에 제공했다.
북한 약도에는 2단형인 북극성-2형이 발사 후 약 57초 만에 1단을 분리한 것으로 나온다. 분리될 때 속도는 947m/s, 고도는 약 22.2㎞로 기록됐다. 이어 1분59초 만에 2단이 분리됐고, 이때 속도는 약 2천769m/s, 고도는 약 120.2㎞로 기록되어 있다.
미사일은 발사 후 7분10초 만에 최정점 고도 약 633.3㎞에 도달하고, 최정점 고도 구간에서 속도는 약 694m/s로 약도에 적혀 있다. 약도에는 대기권 재돌입 시간과 속도, 고도 등이 적혀 있으나 판독은 불가능했다.
신 선임분석관은 "최정점 고도에 대해 북한과 일본은 약 600km로 밝혔고, 우리 군은 약 560km로 설명했다"면서 "미사일은 북한이 약도에 표기한 최정점 고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약도에 의해 북극성-2형의 단분리 고도, 시간 등이 최초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시험사격 약도에 표기된 1단, 2단 분리 시간은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 나온 분리를 알리는 자막에 나오는 시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공개한 북극성-2형 발사 영상에서 콜드런칭(냉발사체계) 기술이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에서 북극성-2형 발사관 덮개가 지난 2월 발사 때와 달리 폭발볼트로 자동 분리되어 발사 준비 시간이 단축됐다.
콜드런치가 끝난 후 분리가 되는 엔진 덮개도 안정적으로 분리되어 콜드런치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졌음이 확인됐다고 신 선임분석관은 설명했다.
탄두에 장착된 광학장비로 촬영된 영상은 중국 다롄, 평북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으로 분석됐다. 2단 분리 시점인 고도 120km에서 최정점 고도 633.3km까지 촬영된 것을 편집해 공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전 징후가 노출된 화성-12형 발사 때와 달리 북극성-2형은 기습 발사 목적으로, 통상적인 발사 시간이 아닌 오후 5시를 선택했다. 발사 장소도 평남 북창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평남 안주시의 연풍호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발사 징후 노출 최소화를 위해 김정은과 수행원, 북극성-2형 이동식 발사대가 발사지점으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김정은은 벤츠 S600 전용차를 타고 왔다"고 전했다.
그는 "냉발사체계 방식의 고체연료 지대지 미사일이 실전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도 마찬가지로 고체연료-냉발사체계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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