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러시아 스캔들' 장기전 준비…외부 인력 수혈
카소위츠 변호사 영입 전망·'심복' 루언다우스키 백악관행 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위기 국면에서 장기전을 준비하며 외부 인력 수혈에 나설 것이라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조사할 특검 결정이 나자 손 놓고 있으면 상황이 더욱 불리해질 것이라는 백악관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조사 대응팀에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15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소송 문제를 다룬 인물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이 보도됐을 때도 카소위츠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며 언론사 등을 상대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의 남자'로 불린 코리 루언다우스키의 백악관행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 캠프에서 첫 선대본부장을 맡아 공화당 경선 승리에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여기자 폭행 사건에 휘말려 대선 본선을 앞둔 지난해 6월 전격 교체됐다.
CNN은 "루언다우스키가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나오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스캔들의 방어를 점점 심각하게 본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실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은 루언다우스키를 다시 불러들이는 계획에 반대한다고 CNN은 전했다.
루언다우스키의 경질은 이방카 부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백악관 내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특별검사로 임명된 다음 날인 18일 수사 관련 사항을 논의하려고 백악관 법무팀을 소집했다.
백악관 법무팀은 혹시나 모를 탄핵에 대비하는 작업도 시작했다고 CNN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들 역시 이달 초 백악관 웨스트윙(보좌관들의 업무 공간)에서 모임을 하고 러시아 스캔들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엔 트럼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변호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도 참석했다.
정치적 위기에 맞서 백악관에서 '위기 전담팀'을 꾸린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란-콘트라 사건'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하워드 베이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아서 컬버하우스를 법률고문에 기용했다.
이란-콘트라 사건은 1985년 레바논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인질들을 석방하고자 레이건 행정부가 레바논 테러집단 후원자인 이란에 무기를 비밀리에 팔고 판매대금 일부를 니카라과 반정부단체인 콘트라를 지원한 스캔들을 말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8년 성 추문 스캔들에 휘말려 탄핵당할 위기에 처하자 백악관 내·외부의 법률가들에게 의지했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