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창민 "철벽 마무리 비결이요? 저도 미스테리해요"
14세이브·평균자책점 1.17…'KBO 최고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NC 다이노스의 우완 투수 임창민(32)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마무리다.
임창민은 24일까지 21경기에 등판해 1승 14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구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10개 구단 마무리 중 블론 세이브가 없는 투수는 kt wiz의 김재윤(10세이브)과 더불어 임창민이 유이하다.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임창민은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임창민의 올 시즌 직구 평균 시속은 142.3㎞.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섞어서 던지지만 신정락(LG 트윈스)의 커브,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의 커터와 같이 필살 구종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임창민의 공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임창민의 피안타율은 0.159로 리그 평균(0.274)보다 훨씬 낫다.
전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임창민은 "내가 생각해도 미스테리하다"면서 "이게 헛스윙할만한 볼인가 싶을 때도 잦다"고 말했다.
그는 공의 회전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에는 고개를 저었다.
"통계사이트를 찾아봤는데, 나보다 많은 회전수를 가진 투수의 직구 헛스윙 비율이 나보다 높지 않더라.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모르겠어요. 미스테리해요."
다른 설명은 가능하다. 임창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포자기하듯 가운데에 던지는 공과 철저하게 계산해서 던지는 공이 같을 수는 없다.
수치상으로는 그 공의 스피드와 회전수가 같아 보일지라도 말이다.
임창민은 9회 한 이닝을 3타자로 끝낼지 아니면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하위 타선까지 승부를 이어갈지 미리 구상을 세우고 마운드에 오른다.
타자들의 약점 파악도 필수다. 타자들의 아킬레스건을 찾아서 그곳에 정확하게 꽂아넣을 수 있는 제구력이 있기 때문에 타자들이 임창민의 '평범한' 공에도 당하는 것이다.
"타자들은 이 타이밍에 이 공을 놓치면 칠 게 없는 구종이 있어요. 모험을 거는 거죠. 그 공이 파울이 되면 내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거죠."
그래서 임창민은 생소한 타자가 가장 두렵다고 했다.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타자일수록 굉장히 조심해서 던지는 편"이라고 했다.
매년 숱한 마무리 투수가 쓰러져 가는 와중에도 임창민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뒷문을 맡아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더니, 2016년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7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프리미어 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어느 때보다 휴식기가 짧았음에도 더욱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그는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이 워낙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두통, 불면증, 소화 불량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자극이라고 할까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구는 고민을 많이 할수록 느는 스포츠인 것 같다"며 "선천적인 재능이 있어도 고민하지 않으면 야구가 늘지 않는다. 고민을 많이 하는 선수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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