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차베스 고향집 방화…사망자 51명으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가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고향 집에 불을 질렀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전날 차베스 전 대통령의 고향인 서부 바리나스 주 사바네타 지역에서 차베스가 유년 시절 살던 집을 비롯해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공서 건물 몇 곳에 불을 질렀다.
파손된 차베스의 동상이 굴러다니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이달 초부터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한 차베스 동상 5개가 파손됐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혁명의 선봉자이자 마두로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심화하는 경제난과 정국 불안 속에 차베스 격하운동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정부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띠면서 바리나스 주의 주도인 바리나스 시에서 200곳의 상점이 약탈당하고 일부 군경이 소지하고 있던 무기 등을 강탈당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흉기로 20대 청년을 수차례 찌른 뒤 몸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과 약탈 속에 51명이 숨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야권과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평화적인 행진을 통해 생명과 공존을 중시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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